KLPGA “협의도 없이” 불끈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ㆍ회장 조동만)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USLPGA)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낼 전망이다. KLPGA는 6일 US LPGA가 확정 발표한 올 시즌 대회 일정표와 관련, `협의나 의사 타진 등 최소한의 예의도 보이지 않은데 대해` 공식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말 치렀던 스포츠투데이CJ나인브릿지 대회의 일정을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US LPGA측은 지난해 대회 기간동안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이 매섭게 불어 선수들이 고전했던 점을 고려, 일정을 2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KLPGA의 김일곤 사무국장은 “10월 17일부터 남서울CC에서 현대증권여자오픈을 치를 예정”이라며 “통상 전년도와 같은 기간에 대회를 개최하는 관례를 깨고 일정을 조정하면서 해당국 협회에 한 마디 의사타진도 하지 않은 것은 한국골프협회를 무시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물론 대형 대회를 유치해 준 스폰서에게는 감사한 일이지만 협회간 의사교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항의 문서를 발송하는 한편 미국LPGA의 타이 보타 커미셔너를 만날 경우 엄중 항의할 방침” 이라고 덧붙였다. KLPGA측이 이처럼 흥분하는 것은 국제 대회인 CJ나인브릿지와 국내 대회인 현대증권여자오픈이 같은 기간에 열릴 경우 출전선수나 홍보 등 각종 측면에서 국내 대회가 밀릴 것이 뻔하기 때문. 이를 피해 현대증권 대회의 일정을 조정할 경우 국내 대회 최대 스폰서 중 하나인 현대증권과 대회장인 남서울CC 측을 설득해야 하고 또 10월 말 남서울CC의 기온이 제주지역보다 크게 떨어져 선수들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프계 관계자들은 결국 KLPGA측이 현대증권여자오픈의 일정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관계자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골프협회가 대외적인 힘을 키워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조직의 규모나 진행하는 대회의 총상금 등에서 큰 차이가 나지만 한 나라의 협회라는 측면에서는 미국 측과 대등하게 협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이번 대회 일정 문제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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