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격요청' 대치 장기화

여야가 '판문점 총격요청사건'을 놓고 '국가전복 기도사건'과 '고문조작'이라는 주장으로 맞선채 대화를 중단, 강공 일변도로 치닫고 있어 대치정국과 정기국회 파행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권은 7일 한나라당이 사건의 본질을 왜곡, '고문조작'이라고 주장하며 장외투쟁을 계속할 경우 한나라당과 李會昌총재를 국정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8일부터 국회 단독운영을 재개키로 한 반면, 한나라당은 '총격요청 사건'이 안기부에의한 '고문조작극'이라며 李鍾贊안기부장의 파면을 거듭 촉구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趙世衡총재권한대행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어 李會昌총재에 대해 ▲'총격공작사건' 자체를 부인하고 3인조를 두둔하는 이유 ▲3인조 우두머리격인 吳靜恩씨와의 관계 ▲韓成基씨와 李총재 장남 정연씨의 통화여부 등에 관해 간부회의 이름으로 공개 질의하고, `총격요청사건'의 배후는 반드시규명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회의후 鄭東泳대변인은 "李총재가 과연 건전한 야당총재로서 구실을 하고 있는지 심각한 회의론이 제기됐다"면서 "물타기를 하려는 한나라당의 행태는 용납할 수없으며, 李총재의 공개적인 입장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鄭대변인은 국회운영에 대해 "국민회의 趙世衡 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朴泰俊 총재가 어제 협의, 한나라당이 끝내 정기국회를 외면할 경우 양당 소속의원 및 양심적인 의원들과 함께 국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趙대행이 오늘 오후 金鍾泌총리를 만나 개혁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위해 정부측이 서둘러 줄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8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국정감사 시기변경 안건 등을 단독 처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이 '고문조작'에 의한 것임이 분명히 확인됐다고 주장, 율사출신 의원들로 구성된 당 인권위원회와 법률지원단을 중심으로 고문진상조사에 당력을 결집시켜나가는 한편, '李會昌총재를 정국 파트너로 할지 재고하겠다'는 여권의 입장에 대해 "독재국가의 전제군주적 발상"이라고 반격하는 등 대여비난 수위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또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李총재 주재로 주요당직자회의와 비상대책회의를 잇따라 열어 '총격요청' 사건과 관련한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안기부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安商守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안기부가 張錫重씨를 술집에 데려가 술을 사준것 자체가 고문을 한 증거이고, 협박, 회유의 반증"이라며 "안기부가 감청을 했다면그것이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에 의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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