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한국건축문화大賞] 제주 노형 뜨란채 친환경설계

자연·전통 함께 숨쉬는 '도시마을'

한행수 사장


제주 노형 뜨란채의 곳곳에는 친환경적이면서 토착적인 제주문화가 묻어난다. ‘자연과 전통이 함께 살아 숨쉬는 환경친화 도시마을’을 테마로 설계하고 시공한 아파트단지이기 때문이다. 우선 자연습지인 마두천과 근린공원의 자연녹지축을 생태적으로 연결한 단지내 보행산책로가 단지 동서로 조성됐다. 친수공간으로는 마두천과 연계해 실개천을 설치했다. 실개천에 흐르는 물은 상류 부근의 일부 주거동에서 수거된 생활하수가 중수로 처리된 것이다. 원래 지형을 보존하기 위해 단지내 경사를 적극 활용, 주동과 연결된 포켓식 주차공간도 마련됐다. 또 제주의 토착적인 지역특성이 반영된 흔적이 단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제주지역의 향기가 물씬 풍겨나는 건축자재와 조경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건축물에는 친환경적인 토착재료인 현무암판석, 점토벽돌 등이 사용됐다. 외관은 바다ㆍ산ㆍ흙을 연상시키는 자연색으로 채색돼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보행산책로는 제주 전통의 결혼 이야기를 담아 흥미롭게 꾸며져 있다. 모든 동이 남향으로 배치되고 모든 평형에 3베이가 채택돼 햇볕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미래의 생활패턴과 제주도의 생활풍습이 반영된 평면으로서 자녀중시형, 주방독립형, 그리고 전통적인 길과 마당을 고려한 접지층 평면 등이 도입됐다. 최상층에는 다락방이 설치된 평면도 선보였다. 에너지절감 장치들도 단지 여러 곳에 숨어 있다. 단지내 가로등 또는 복지관 지붕에 집열판을 설치해 낮에 태양열을 축적해놓았다가 밤에 조명으로 쓰거나 공용시설 급탕 등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공동주택 입주민들의 불만족 1순위인 층간 소음 방지대책도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경량기포 콘크리트층에 방진고무, 무기섬유류, 발포폴리스틸렌류 등의 차음재를 사용해 기존의 경량기포 콘크리트층과 시멘트 몰탈로만 이루어진 바닥 마감층을 개선했다. 건축주 한행수 주공 사장 "지역특성 고려한 주거문화 선도" “공기업으로서 민간기업을 제치고 한국건축문화대상 최고상을 받아 자랑스러워요. 제주 노형 뜨란채가 대상을 받게 된 것은 지역특성을 고려한 친환경 주거단지 조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행수 대한주택공사 사장은 우리나라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공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 의지가 강하다. 지난 3월과 8월 두차례 판교신도시 주택을 분양하면서 주공아파트의 품질을 대폭 개선, 민간 건설업체들의 주목을 받았다. 통상 민간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싸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주공아파트의 이미지를 확 바꿔놓았다. 설계ㆍ시공 등의 과정에서 혁신적인 평면과 고급스런 마감재를 선보였고 도시브랜드 ‘휴먼시아’도 개발했다. 주공아파트도 이제 명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일반인들에게 심어준 것이다. 주공아파트의 바뀐 이미지가 실제로 입주아파트에 구현된 대표단지가 바로 제주 노형 뜨란채다. 한행수 사장은 “주택공사는 집 하나만 잘 지으면 된다는 단순함에서 벗어나 주변의 자연환경과 지역문화를 고려한 바람직한 주거문화를 이루어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제주 노형 뜨란채에서도 지역특성에 맞는 도시마을 구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제주 노형 뜨란채는 ‘자연과 전통이 함께 살아 숨쉬는 환경친화 도시마을’을 테마로 해 자연친화적인 생태주거단지 실현, 기존도시기능 및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는 지역특성화 단지 구현, 주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일상의 풍요로움을 담는 주거단지로 조성됐다고 주택공사측은 설명한다. 한행수 사장은 “자연속에서 사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풍경, 환경을 삶의 과정으로 여기고 자연과 인간과 삶을 풍요롭게 엮어주는 집, 이런 것이 제가 항상 생각하는 집의 모습”이라며 “도시적인 차원에서는 정보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용한 건강한 U-City 실현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결혼풍습담은 '보행산책로' 눈길 제주 노형 뜨란채에는 제주도의 전통적인 결혼풍속을 담은 테마보행산책로가 있다.‘하르방 장가가는 날’이라는 큰 테마를 부여해 근린공원을 잇는 단지내 보행산책로다. 돌하르방을 의인화, 산책로에는 초행길-신부마을도착-올래마당(중앙광장)-신산행길 등의 개별 테마가 붙여져 있다. 각 공간별로 돌하르방, 돌담, 정낭 등의 지역특징이 살아있는 조형물은 단지의 인지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테마 산책로의 동선은 동서에 위치해 있는 근린공원의 녹지축을 단지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남북간 차량동선과는 완전히 분리돼 있다. 테마 산책길은 동쪽 초등학교와 연계돼 대규모 녹지대를 형성하는 근린공원의 돌하르방 초행길에서 시작된다. 돌하르방이 닫혀진 정낭, 울담 등으로 신부를 맞으러 초행길을 떠나는 모습을 꾸미고 있다. 뒤이어 신부집 마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나타난다. 실개천이 신부집 마을의 빨래터로 형상화됐고 우물터, 야생초화원 등도 설치됐다. 단지의 중앙광장에 들어서서 전개되는 공간의 이야기는 신부집 마당의 결혼잔치다. 잔치마당인 올레마당은 전통초가 형태의 마을마당을 떠오르게 한다. 흥겨운 결혼식이 끝나고 돌하르방의 결혼 초야는 약간 정적이고 조용한 산책길로 표현된다. 산책로의 휴게쉼터에 장식돼 있는 창호문과 꽃신 등의 조형물이 이 같은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테마 산책길은 초야를 마친 돌하르방이 신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신행길로 마무리된다. 신행길은 초행길과 대칭구도로 구성, 울담과 신부를 맞기 위해 열려진 정낭, 돌화로, 경겨운 돌하르방 등의 조형물이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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