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출판계는] 여행-예술 '찰떡궁합' 책 쏟아져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광장

일주일에 신간이 100여권 넘게 쏟아져 나오는 출판가. 수많은 책 중에서도 '궁합이 맞는' 책은 따로 있다. 궁합이 맞다는 것은 책을 고르는 독자 개개인의 취향이 어떤 상관성 있는 책 구매로 연결되면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장르를 의미한다. 시와 소설, 역사서와 인물 평전 그리고 자기계발서와 재테크 관련 책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명소를 소개하는 여행서와 예술ㆍ문학 에세이가 '찰떡궁합'으로 등장, 서점가를 나란히 장식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는 동시에 유럽으로, 동남아시아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질 만큼 해외 여행이 일상이 된 것이 그 배경이다. 독자들은 유적과 호텔 그리고 쇼핑명소 등에 관한 책을 고르면서 그 지방 출신 예술가의 인생 스토리 혹은 미술관과 박물관에 걸린 그림에 대한 책을 함께 구입한다는 것이 출판업계 사람들의 견해다. 프랑스 아를 지역을 둘러볼 요량으로 반 고흐의 걸작 '노란집'에 얽힌 미술책을 사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떠나면서 모차르트의 인생과 음악을 풀어놓은 책을 고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출판계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수년전 만해도 미술관련 책은 '팔기 어려운 장르'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제는 여행과 예술관련 책을 전문으로 발간하는 출판사가 등장, 판매가 늘며 출판계의 블루오션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내용도 더욱 다양해졌다. 시장이 커질 것에 대비해 국내 출판계에서는 국내 저자들을 발굴하고 여행서와 공통분모를 찾기 위한 기획력도 강화하고 있다. 미술서적 전문출판사인 마로니에북스 최홍규 팀장은 "예전처럼 지역의 먹거리나 쇼핑거리로에 관한 정보 보다는 주변의 예술정보를 통해 창의력과 상상력을 얻으려는 수요가 꾸준하게 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대부분 번역서가 많았지만 우리 정서에 맞는 예술서 발간을 위해 국내 작가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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