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금값 폭등에 수입제한 해제

국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이 자국 금 시장 안정을 위해 그 동안 기업들에 적용해 오던 금 수입 제한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최근 베트남에서 거래되는 금값이 국제 금값을 초과하는 등 금값에 제동이 걸리지 않자 단행한 조치로 풀이된다. 베트남 정부는 앞서 지난 12월 금값 폭등세를 잠재우기 위해 시중 은행들에 6만톤의 금 수입을 허용한 바 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트남 중앙은행은 웹사이트를 통해 “국내 금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베트남 국내 기업들이 적절한 규모의 금을 수입하도록 허가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베트남 금값은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국제 금값을 훌쩍 뛰어넘었다. 베트남 금값은 6일(현지시간) 1온스당 약 1,40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아시아 금 시장에서의 금 현물값은 온스당 1,349.80달러였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의 금 12월 인도분은 온스당 1,347.70달러였다. 베트남 금값이 고공 행진을 하는 이유는 베트남 경제 상황과 깊은 관련이 있다. 최근 베트남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올해 들어 8~9%를 넘나드는 등 장기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위험 대비 금 매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 통화인 동(dong)화가 중앙은행 주도로 수차례 평가절하돼 신뢰도가 떨어진 점도 투자자들을 금 시장에 몰리도록 부추기고 있다. 동화의 가치는 현재 올해 1월대비 5%나 떨어졌다. 금 수입을 원하는 베트남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금 수입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호치민시 뱅킹대학의 르 땜두옹 이코노미스트는 “일장일단이 있긴 하지만 적절한 양의 금 수입은 지금으로서 최선의 방법”이라며 “급 수입 합법화는 금값 안정뿐만 아니라 금 투기와 외국으로부터의 금 밀수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불법 금 수입으로 인한 달러 유출을 차단해 동화 가치가 떨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