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체의 6월 판매 실적을 둘러싸고 증권사간 평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ㆍ기아차ㆍ쌍용차 등 완성차 업체의 6월 실적은 `내수 부진`과 `수출 호조`로 정리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증권사들의 평가는 상반돼 투자자들이 판단하는데 오히려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ㆍ굿모닝신한ㆍ동원ㆍ동양ㆍ하나증권 등은 자동차업종의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LGㆍ현대ㆍ세종증권 등은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동원ㆍ동양ㆍ하나증권 등은 내수부진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으며 수출호조세가 내수부진을 상쇄할 것이라는 점을 긍정론의 근거로 들었다. 특히 하반기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수출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며 자동차 업체들의 영업실적이 호전될 것이란 예상이다.
서성문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부진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황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수출강세가 완성차 업체의 주가상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은 이 같은 분석을 근거로 자동차업종에 대해 `비중확대`의견을 제시하고 현대자동차를 유망주로 추천했다. 이상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도 “내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는 하지만 수출이 내수를 보전해주고 있다”며 “수출차종의 중대형화로 수출부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LGㆍ세종ㆍ현대증권 등은 막연한 내수 회복전망과 수출증가를 근거로 자동차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용대인 세종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침체 정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자동차 내수침체가 바닥을 벗어났다고 보는 것은 위험한 판단”이라며 “특히 원화강세로 수출의 채산성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상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완성차 업체들의 6월 실적은 내수 부진이 더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수출모멘텀이 지속되고 있어 내수부진을 만회해주고 있지만 내수가 회복되기까지는 주가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세종증권과 현대증권은 자종차업종에 대해 `중립`의견을 유지했다.
이날 자동차 업종 주가는 외국인에 의해 희비가 엇갈렸다. 외국인이 대량 매수에 나선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3.99%, 5.70%가 오른 반면 대량 매도한 쌍용차는 2.64% 떨어졌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