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법률' 法 앱 인기몰이

국가법령정보 30만건 다운…쉽게 접근할수 있는 시멘텍 도입 필요


퇴직한 후 당구장을 차리려던 50대 A씨는 얼마 전 큰 낭패를 볼 뻔했다. 큰 도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매물이 하나 나왔다는 부동산의 연락을 받고 급히 나가려는 찰나 A씨의 고등학생 딸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 딸은 스마트폰에서 '국가법령정보'를 찾아 '당구장'을 친 후 검색 버튼을 눌러 보였다. '당구장은 학교 반경 200m 안에서 영업 불가'라는 인허가 조건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마터면 학교 옆 빈 상가를 계약할 뻔했던 A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스마트폰 공간에서 법률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법제처가 지난 3월27일 아이폰을 통해 제공한 국가법령정보 앱은 지금까지 약 30만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다. 다운로드 수로 따졌을 때 상위권은 아니지만 게임이 석권하고 있는 앱 시장에서 공공정보 앱으로서는 눈에 띄는 성과다. 법 관련 앱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스마트 생활법률' 앱이다. 법제처가 10월부터 시작한 '스마트 생활법률' 앱은 영화나 만화에서 접할 수 있었던 사건이나 분쟁을 법적으로 풀어 설명해주는 '시네마'와 '앱툰' 코너가 있어 재미도 쏠쏠하다. 이밖에도 '30년 전 노후를 대비해 고향에 사둔 땅에 누군가가 무덤을 썼는데 법대로 처리할 방법' 과 같은 생활 속 법률 지혜도 알려준다. '국가법령정보'를 내려받은 후 궁금한 내용을 곧잘 확인해본다는 양모씨(26∙ 여)는 "매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에 '혼인'이나 '상속'과 같은 간단한 키워드를 넣으면 관련 법령이나 판례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일반인에게 쉽게 다가가는 법을 목표로 내세운 앱은 이뿐이 아니다. 퀴즈와 게임으로 어려운 법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법무부에서 개발, 배포한 '법아!놀자'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령안을 입안되는 과정부터 살펴볼 수 있도록 한 '입법추진포털(법제처)'도 적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인 법률 앱에는 적지 않은 과제도 있다. 현재 정부에서 제공하고 있는 법률 관련 앱은 비용 등을 고려해 문자를 기반한 시스템을 선택했고 인터넷처럼 쉽고 빠르게 검색하기가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국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법령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시멘텍 검색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시멘텍 시스템은 유명 포털 등에서 활용하고 있는 검색 엔진으로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정보가 함께 나와 총체적인 검색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승택 법제처 정보과 사무관은 "스마트폰 앱에 시멘텍 검색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000억원의 개발비가 필요하다"며 "행정기관 연관성이 높은 법령정보는 사회 인프라 구축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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