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차한잔] 배영식 한국기업데이터 사장

"우량 中企-은행 연결고리 役 할것"



“은행들이 무조건 담보를 요구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신용도와 성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찾아 신용대출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은행들이 우량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지난 2월22일 설립 2주년을 맞은 한국기업데이터의 배영식(58ㆍ사진) 사장은 “지난 2년간 쌓아온 기업정보와 상품ㆍ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올해를 완전한 기업 크레딧뷰로(CB) 회사로서의 초석을 다지는 해로 삼겠다”며 “특히 올해 수지균형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뛰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기업데이터는 기업경영진단보고서인 씨큐브, 각종 기업정보를 온라인으로 조회할 수 있는 크레탑플러스,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물품과 용역구매를 입찰에 부칠 때 입찰자격 심사기준으로 활용하는 공공기관 제출용 신용등급확인서 등 다양한 상품 라인을 갖추고 중소기업의 신용인프라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 사장은 “2005년 한국기업데이터 설립 당시에는 기업 CB에 대한 기업들의 인지도가 낮고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러나 이제는 조달거래나 금융거래에 신용등급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기업들도 높은 신용등급을 회사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인식할 만큼 시장환경이 많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업그레이드한 크레탑플러스도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배 사장은 “크레탑플러스는 기업의 신용정보와 재무정보뿐 아니라 업계정보, 대표이사의 신용도, 입찰정보 등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며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재정경제부와 중소기업청ㆍKOTRAㆍ관세청ㆍ수출보험공사 등 공공기관의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개시한 공공구매론 활성화에도 한국기업데이터의 역할이 크다. 공공구매론은 중기청이 주관, 공공기관 입찰에 선정된 중소기업에 납품예정 금액의 80%까지 순수 신용으로 생산자금을 대출해주는 정책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도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공공구매론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었다. 배 사장은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에서 조달하는 규모가 연간 56조원에 이른다”며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공공구매론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아직 이뤄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배 사장은 공공구매론 활성화를 위해 발주자인 공공기관, 신용대출을 해주는 금융기관, 주관부처인 중기청의 참여가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금융기관의 공공구매론 대출액에 대해 금리가 싼 한국은행 총액한도 대출(현 금리 2.75%) 범위에 포함시키는 등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방어적인 영업행태에서 벗어나 여신심사시 우량 기업에는 신용대출 원칙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은행 경영진의 리더십이 필요하겠죠. 공공기관들은 전산연동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주관부처인 중기청은 제도를 홍보하고 공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 제안에 나서야 합니다.” 최근 한국기업데이터는 한국개인신용(KCB)과 제휴해 소호(SOHOㆍ소규모 개인사업자) 기업정보를 공유하기로 해 주목을 받았다. 최근 소호 대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신용을 평가할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기 때문이다. 배 사장은 “많은 개인사업자들이 자신이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마련하는 상황”이라며 “개인사업자도 신용만 좋다면 사업자금을 사업체 자격으로 대출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려면 개인사업자의 회계 정보에 대한 신뢰성 확보가 선결 조건이다. 배 사장은 “지금은 은행에 갈 때와 세무서에 갈 때 회계 장부가 다른 기업들이 많다”며 “정부가 공공정보를 활용해 이들 기업의 회계 장부 신뢰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어 앞으로는 잘못된 회계 관행이 개선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늘고 국내에 투자하는 다국적기업이 증가하면서 한국기업데이터의 해외 제휴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업신용 평가기법과 모형개발을 공동 추진하는 세계 정보기관 연합체인 크레딧 얼라이언스(CA)에 정회원으로 가입, 프랑스의 코파스(COFACE), 중국의 시노슈어(SINOSURE)와 제휴를 맺고 있다. 또 신바젤협약 시행을 앞두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신용평가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금융기관들이 위험가중자산을 산정할 때 한국기업데이터의 등급을 공식적으로 활용하려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외부적격신용평가기관(ECAI)으로 지정돼야 한다. 배 사장은 “올초 한국신용평가ㆍ한국기업평가ㆍ한국신용정보와 함께 ECAI에 예비 지정됐다”며 “올해 성공적으로 본지정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직원들 창조적 마인드 강조 ■ 경영철학과 스타일 배영식 한국기업데이터 사장은 '창조와 역동' '현장과 고객 중심주의' '신상필벌'의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특히 글로벌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 사장은 직원들에게 창조적인 마인드로 무장할 것을 강조한다. 그는 "블루오션을 개척하려면 창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내기 위해 한국기업데이터는 상시적으로 직원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직원 아이디어 공모제도는 자칫 유명무실해질 수 있지만 한국기업데이터는 채택된 아이디어를 곧바로 실행하고 이를 제안한 직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줌으로써 제도를 활성화하고 있다. 또 전직원이 참여해 개개인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한마음대회' 등을 통해 직원들이 부담 없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있다. 배 사장은 직장이 '집만큼 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직원 휴게실이나 직원들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하모니룸'은 이 같은 배 사장의 경영마인드에서 탄생된 공간이다. 그는 과거 신용보증기금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여직원들을 위한 피트니스 공간을 만들고 기존의 간부식당을 직원 공간인 '위파트너룸'으로 바꿔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배 사장은 "회사에 가면 보고 싶은 사람이 있고 집 이상의 포근함을 느껴야 한다"며 "그래야 직원들이 열정적으로 일하게 되고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