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회사채 시장의 거래규모가 지난해의 약 60% 수준에 그치면서 원하는 시점에 회사채를 사거나 팔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회사채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1,715억원 수준에서 올해 1~5월에 1,13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런 현상은 A급 이상 우량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우량채의 지난 5월 하루 평균 거래량은 414억원으로 지난해(1,236억원)의 33%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절대금리 메리트가 있는 비우량채(BBB급)는 안정적인 거래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량채는 올들어 신용스프레드가 크게 축소된데 따라 가격부담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면서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회사채 거래가 이처럼 위축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사모사채의 발행이 늘면서 공모사채의 발행이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 1~5월 회사채 공모사채 발행규모는 6조9,000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조9,000억원이나 줄었다.
또 다른 이유는 국고채 대비 신용스프레드 축소에 따른 가격부담 증가다. 신용등급 A+의 회사채 3년물의 경우 지난해 평균 0.46%포인트였던 신용스프레드가 올 5월에는 0.37%포인트로 축소됐다. 또 지난달에는 신용스프레드가 한때 0.29%포인트를 기록해 역사적 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마지막 이유는 시장의 자금부족이다. 지난해 1월 이후 금리가 급등하면서 투신사 채권형 상품의 수탁고가 75조원에서 47조원으로 빠졌으며 같은 해 9월에도 MMF 익일환매 변경 및 금리상승으로 MMF 수탁고 역시 84조원에서 77조원으로 감소한데 따른 후유증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회사채의 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공모사채 시장의 육성과 시장의 자금공급확대가 최우선 과제로 여겨진다. 신용스프레드 축소에 따른 가격부담은 주변여건에 따라 채권시장 스스로 조정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안타깝게도 무기력한 회사채 시장에 힘을 실어 주기는커녕 방관만하고 있을 뿐이다. 회사채는 기업의 중요한 자금조달원이 되는 동시에 투자자에게는 주요 투자대안이다. 국내 기업의 원활한 경영활동과 금융시장의 건전한 보호를 위해서라도 제도적인 보완이 더욱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