是故 方馬埋輪 未足恃也 齊勇若一 政之道也 剛柔皆得 地之理也(시고 방마매륜 미족시야 제용약일 정지도야 강유개득 지지리야).
‘타고 되돌아갈 말을 묶어놓고, 싣고 돌아갈 수레바퀴를 땅에 묻어 병사들에게 죽기를 강요해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 수 없다. 전군을 통제해 용감하게 하나로 일치시키는 것은 장수의 지휘통솔 능력에 달려 있다. 강한 자나 나약한 자의 모든 힘을 발휘시키기 위해서는 지형의 이치를 얻어야 한다.’
말을 묶거나 수레바퀴를 묻는 것은 병사들의 충성을 강제하는 행위다. 자연적이라기보다는 타율적인 것이다. 이에 반해 뛰어난 장수의 지도력에 감흥을 받아 죽기를 각오하는 것은 자발적인 행동이다.
손자병법 구지(九地)편에 보이는 이 구절이 강조하는 것은 장수의 지휘통솔 능력이다. 유능한 장수의 리더십이 그 어떤 위협과 강압보다도 큰 단결 효과를 낼 수 있다.
장수의 지휘는 어떠해야 할까. 손자는 ‘전군을 통제해 용감하게 하나로 일치시키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로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명령이 일관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골프에서 장수는 골퍼의 머리에 해당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병사는 골퍼의 팔과 다리 등 몸의 지체다.
샷(스윙)이라는 하나의 동작은 몸의 각 부분의 유기적이고 순차적인 움직임이 결합돼 나타난다. 그리고 움직임 이전에 두뇌의 명령을 받는다. 이 명령은 볼에 다가설 때부터 볼이 놓인 위치, 목표까지 남은 거리, 경사도, 바람, 장애물의 유무 등을 종합해 형성된다.
미스 샷의 큰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 명령을 1초도 채 되지 않는 스윙 과정에서 몇 번이나 바꾸는 것이다. 백스윙 톱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손목을 움직이거나 스윙 궤도를 수정하면서 어이없는 샷이 나온다.
용병을 잘하는 자는 전군을 움직이면서도 마치 한 사람의 손을 이끌 듯 한다는 말이 있다.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두 번의 명령이 나오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