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회장 "수도 이전땐 상의도 이전"

정치권등 파장 주목

‘재계의 입’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히고 대한상의를 행정수도로 옮기겠다는 뜻을 밝혀 정치권이 또 한차례 논란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행정수도 이전을 놓고 연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재계의 유력 인사가 이에 공식 찬성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그 파장이 주목된다. 박 회장은 20일 본지 산하 백상경제연구원의 시사진단 토론회에서 참가, “해당 기업인의 하소연을 들어보면 지방 경제의 몰락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행정수도 이전은 심각한 국토 발전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행정수도가 충청권으로 이전되면 대한상의도 그 쪽으로 옮겨야 한다고 본다”며 “이전 비용은 200억원 가량의 대한상의 적립금으로 해결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당초 행정기능만 옮기고 서울은 경제중심 도시로 키우겠다고 주장해왔으나 사법부ㆍ국회에 이어 대한상의 등 경제 단체들까지 따라갈 경우 정치권의 천도논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한상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의 발언에 대해 “수도가 이전될 경우 현재 법적으로만 구분돼 있는 대한상의와 서울상의가 조직ㆍ인력 등 내용 측면에서도 분리돼야 한다는 (개인적인) 원칙을 밝힌 것”이라며 “미국ㆍ영국 등은 전국 상의와 수도 상의가 완전히 별도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상의 조직이 나눠져도 미국 등 다른 나라처럼 대한상의는 상징적 역할을 맡게 되고 실질적인 사업은 서울상의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환영’하는 입장인 반면 수도이전에 대해 대국민투표를 주장하며 반대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는 한나라당은 다소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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