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사업자 선정] "방송혁명" 2005년엔 114개 채널로
내년 9월부터 위성방송이 본격화되면 일반 국민의 라이프 스타일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국내 방송산업 역시 큰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어갈 것이 분명하며, 우리 사회의 정보화가 한 단계 올라갈 것임도 불문가지이다.
먼저 방송과 유-무선 통신망의 결합에 의한 쌍방향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점이 획기적이다. TV를 통해 인터넷이나 전자상거래가 가능하고, 데이터 채널을 통해 인터넷 검색, e-메일, 홈뱅킹, 전자상거래 등의 서비스도 제공된다. 가정의 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것.
위성방송은 100% 디지털 방식으로 송수신되기 때문에 디지털TV와 기존의 아날로그 TV를 비교하면 화질과 음향에서 차원을 달리한다. 레이저 디스크(LD)로 영화를 보고 콤팩트 디스크(CD)를 통해 음악을 듣는 듯한 수준이어서 1980년 흑백TV가 컬러TV로 바뀌었을 때를 능가하는 방송혁명을 경험하게 된다.
채널도 초기 단계부터 현재 케이블TV의 두 배 가까운 숫자로 출발하기에 다양한 전문채널을 시청자가 구미에 맞게 골라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스포츠도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골프 등을 하루종일 방송하는 채널이 생겨나게 되며 영화채널도 액션, 멜로, 코미디 등으로 분화될 전망이다. 연령별ㆍ계층별 전문교육방송의 등장이나 노인을 위한 실버 채널의 탄생 등도 예상할 수 있다.
광역화에 따른 국민 통합과 한민족의 동질성 회복도 빼놓을 수 없다. 무궁화 3호의 수신범위는 한반도는 물론 일본과 중국의 일부지역까지 아우르고 있으므로 난시청 지역이 해소됨은 물론 북한 동포와 해외 교포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위성방송의 부가기능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보는 TV에서 사용하는 TV로의 변화도 큰 특징 중 하나다. 디지털TV서비스가 가장 잘 구현될 수 있는 환경이 위성채널이기에 요리 채널을 보는 동시에 조리법을 알아보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하일라이트를 다시 보는 일도 가능하다.
이와 같은 서비스는 생방송 중에도 가능하기에 동시에 같은 프로그램 시청을 시작했더라도 시청을 종료하는 시간은 각기 다를 수 있다. 개별적으로 전파를 전송하기에 성인채널 전송을 막으면 볼 방법이 없어 교육적 효과도 기대된다.
방송시장이 겪게될 지각변동도 예사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널수는 사업초기 74개 채널로 시작하여 2,005년까지 114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위성방송 사업의 성공여부는 사실 양질의 컨텐츠 확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0~70여개의 채널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는 사업 성공여부의 핵심과제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컨텐츠 제작시장의 활성화를 예상할 수 있다. 국내 독립제작사 및 PP(프로그램 공급업체)에 안정적인 수요가 예상돼 영산산업의 획기적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KDB는 6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조합을 통해 콘텐츠 센터를 구축을 계획중이다.
방송초기에는 드라마, 영화, 스포츠 등의 채널이 주류를 이룰 것이기에 이미 다른 채널에서 방영 됐었던 프로그램의 재전송과 외국 프로그램의 수입증가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여 프로그램 유통시장도 활성화 될 전망이다.
하지만 지역민방 출범이나 케이블TV사업 개시 때에도 동일한 장미빛 전망이 득세했었음을 감안할 때, 컨텐츠 부족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정책담당자의 의지와 그간의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들간의 불공정 관행의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사업자 선정이후 탈락한 컨소시엄의 유력 사업자는 어떤 형태로든 위성방송 사업으로 참여할 것이라 예상된다. 방송위원회에서도 심사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탈락 사업자의 인적ㆍ물적ㆍ기술적 자원 활용을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컨텐츠를 만드는 프로그램 공급업체(PP)로의 참여 역시 한가지 방법이다. 위성방송 사업이 일정궤도에 이를 때까지는 다양한 전문 분야를 지닌 이들 사업자간의 짝짓기가 어떤 형태로든 봇물을 이룰 듯 하다.
위성 방송의 신규 예상 가입자중 가장 적극적 의사를 지닌 집단은 기존 케이블TV가입자일 것이기에 업계간 시청인구의 이동 역시 예상된다. 또 방송 기술 등 방송인력 역시 다양한 채널로 이동할 것이다. 내년부터 승인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는 프로그램 공급업체(PP)의 신규 증가도 가속화 될 전망이다.
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