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선대위 실무형으로

후보중심 네트워크화 구성원 무한 경쟁 유도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결과(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8일 진용을 드러낸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조직인 '대한민국 국민성공캠프'의 면면을 보면 철저히 실무형으로 짜여져 있다. 10일로 예정된 발대식 이후 대선까지 70일의 대장정을 이끌고 갈 '이명박호(號)'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구성원들에게 성과 우선의 '무한경쟁'을 요구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경선과정 반대편에 섰던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들을 곳곳에 배치하면서 '당내 분란'에 종지부를 찍는 동시에 제로(영점) 베이스에서 출발을 선언했다. 분야별로 외부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공동 위원장직을 맡기는 등 '멀티 위원장' 체제를 가동하는 동시에 일선에서 '야전사령관' 역할을 하게 될 지방선대위원장을 여러 명 둠으로써 경쟁을 유도했다는 평가다. 특히 치열했던 경선 후유증으로 다소 느슨해졌던 조직기강을 다잡는 동시에 '이명박 당선'을 위해서 위 아래가 있는 수직적 조직이 아닌 성과중심의 수평적 조직구성을 제시했다. ◆ 후보중심 `네트워크 조직'=통상 선대위 조직이 후보를 꼭짓점으로 중앙선대위 산하에 지방선대위를 두는 '수직구조'라면 '이명박식 선대위'는 중앙과 지방조직이 병렬인 수평구조다. 특히 중앙선대위 조직을 최대한 '슬림화'하는 대신 '현장승부'의 원칙에 따라 당내 중진들을 지방으로 내려보내 지방선대위의 규모를 확대한 것이 과거와 대비되는 확연한 특징이다. 비서실ㆍ유세지원단ㆍ대변인단ㆍ특보단 등 측근 조직은 물론 중앙과 지방선대위원장은 이 후보가 컨트롤하고 2개 특위와 일류국가비전위원회 등도 후보 직속으로 배치됐다. 특히 경제살리기특위는 직접 위원장을 맡는 `파격'도 보여줬다. 이 후보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콘셉트에 대해 "이명박을 당선시키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방호 사무총장도 선대위 인선 발표 이후 "경제발전과 국민통합 의지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한편, 조직을 단순ㆍ슬림화함으로써 효율성을 확보하도록 했다"면서 "시ㆍ도 선대위의 권한을 강화함으로써 현장 밀착성과 국민참여를 강화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탈여의도'는 했으나….=선대위원장의 인선은 파격이었지만 다소 미흡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등 사실상 당연직을 제외한 6명의 중앙선대위원장이 모두 영입 케이스. 이는 '탈(脫)여의도 정치'를 표방해온 이 후보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명박 대세론'을 당내가 아닌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면서 대선 분위기를 압도해나가겠다는 전략적 포석과 함께 `당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선대위원장을 맡은 면면의 중량감이나 지명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결국 선거는 당 중심으로 치를 수밖에 없다"며 "공동선대위원장들은 해당 분야에서 이 후보에게 조언을 해주는 자문 그룹의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실질적으로 이번 대선을 주도해야 할 인사들이 대부분 외부영입 인사들이어서 당 장악력에 한계를 드러낼 경우 불협화음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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