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그룹 "고로제철소 건설"

舊 한보철강 당진공장에 年200만~300만톤규모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INI스틸 및 현대하이스코가 당진공장(옛 한보철강)에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생산하기 위한 용광로(고로)제철소를 건설한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산업은 포스코 독점체제가 무너지고 포스코ㆍ현대차의 양대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은 21일 당진공장 인수 후 처음 방문한 자리에서 “자동차의 경쟁력은 철판 등 자재의 품질이 좌우한다”며 “자동차 사업과 관련해 고급 원자재를 생산하는 고로제철소를 직접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트랜스미션용 철강재 등으로 자동차용 고급 철강재 제품을 일본 등에서 많이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고로제철소에서 고급 철강재를 자체 생산하면 연구개발(R&D) 부문 등과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25년간 철강사업을 봐왔기 때문에 당진제철소 경영도 자신있다”며 “자동차 사업과 철강 사업에 모든 신경을 쏟을 것”이라고 왕성한 경영의지를 내비쳤다. 정 회장은 그러나 착공시기 및 규모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철강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고로사업에 진출할 경우 연간 철판 수요량 중 120만톤을 포스코에서 충당하는 점을 감안하면 고로제철소 규모는 200만~300만톤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 회장은 포스코 등이 고로제철소 건설 관련 기술을 지원할 가능성에 대해 “시어머니(포스코)와 며느리(현대차그룹)가 싸워 잘된 집안을 본 적이 없다”며 협력관계를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또 일본 JFE사와의 러시아산 슬래브 수입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되고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당진공장을 오는 2007년까지 조기 정상화하고 연간 1,800만톤의 제품을 생산해 세계 8위의 철강그룹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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