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석(가운데) 통합민주당 원내대표등 당 소속 의원들이 22일 국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오대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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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대치정국 "갈수록 꼬이네"
여야 '한미FTA 직권상정' 힘겨루기 이어 23일 정운천 해임건의안 놓고 대격돌 예상정부'고시' 강행땐 장외싸움으로 번질듯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이현호기자 hhlee@sed.co.kr
임세원기자 why@sed.co.kr
김효석(가운데) 통합민주당 원내대표등 당 소속 의원들이 22일 국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오대근기자
여야 간 쇠고기-자유무역협정(FTA) 대치정국이 22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도 불구하고 더욱 꼬여가고 있다. 여야는 이날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직권상정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벌였고 23일에는 쇠고기 파문과 관련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놓고 대격돌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재성 통합민주당 원내공보부 대표는 이날 FTA 비준안의 5월 임시국회 처리를 촉구한 이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쇠고기로 불장난을 해놓고 FTA로 협박하고 있다"며 "FTA를 지금 처리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비준안 처리불가 입장을 못박았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측의 강경 입장으로 FTA 비준안의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통과가 어렵게 되자 임채정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직권상정을 요구했으나 임 의장은 이를 거부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으나 상황 반전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
18대 국회의 마지막 무대인 23일 본회의에서는 민주당ㆍ자유선진당ㆍ민주노동당 등 야3당이 정 장관 해임건의안 의결을 시도할 예정이어서 이를 저지하려는 한나라당과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 장관 해임안과 관련, "정 장관은 1차적인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야3당은 내일(23일)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표결을 물리적으로 저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의석수에서 야3당에 밀려) 어쩔 수 없지만 지켜보겠다"고 밝혀 상황에 따라선 강경 대응도 가능함을 시사했다.
◇정국 경색 장외로 확산 가능성=이런 가운데 정부가 이르면 23일 한미 쇠고기협정에 따른 농식품부 장관 고시를 강행할 것으로 보여 사태는 국회 밖으로까지 번져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농식품부가 쇠고기 고시를 강행한다면 헌법소원 위헌청구소송과 고시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다시 낼 것"이라며 "이와 함께 당 지도부가 장외로 나가 대규모 집회를 여는 식의 장외투쟁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쇠고기파문 관련, 촛불시위 등의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단체들과 연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대규모 촛불시위가 벌어지면 정부가 정치적 배후를 거론하며 공권력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 정국 경색이 더욱 심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경색 정국 18대까지 이어질까=정치권은 쇠고기, FTA 문제의 17대 국회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 갔으며 이에 따라 18대 국회가 개원 초기부터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민주당은 정부에 대한 한미 쇠고기 재협상 압박카드로 18대 국회 원구성 협상을 연계시키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18대 국회가 쇠고기 문제까지 떠안게 되면 FTA 처리는 물론이고 초반의 정상적인 국회 가동도 어려워진다"며 "정부에 대한 여론이 호전돼야 야권을 압박하면서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데 국정 지지도가 저조한 것이 문제"라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