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대형 인수합병(M&A) 매물이 증시 테마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채권단 관리 탈피와 사모투자전문회사(PEF) 도입을 계기로 M&A 관련 테마가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대상 회사는 물론 지분을 보유한 금융주도 눈여겨보라고 권고했다.
14일 하이닉스 주가는 ST마이크로의 지분 맞교환설이 불거지면서 전날보다 8.35% 급등한 2만2,050원으로 마감했다. 하이닉스는 워크아웃 조기종료로 지난 6월29일(1만6,750원) 이후 보름 만에 30%나 오른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은 “토종 PEF들이 연내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집하고 있는 데다 론스타ㆍ칼라일 등 외국계도 5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 매물 찾기에 나서고 있다”며 “최근 증시 활황과 더불어 상승 작용을 일으켜 M&A 관련 종목의 주가가 적정 가치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매각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M&A 시장이 이전의 수요자 중심에서 공급자 우위로 변화하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이라며 “특히 실적호전이 검증되고 내년부터 매각 일정이 본격화되는 종목의 움직임에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관련 종목으로 대우건설ㆍ조선해양ㆍ인터내셔널ㆍ정밀 등 대우 계열사를 비롯해 대한통운, 현대ㆍ쌍용건설, 쌍용, LG카드, 우리금융 등 업종 대표주를 꼽았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특정 종목의 경우 M&A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며 “M&A가 무산되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M&A 관련 종목이 단기간적으로는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장세는 가치주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의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은 9조8,734억원으로 LG전자의 9조5,999억원을 사상처음으로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