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방카 과열경쟁에 제동

은행권에 "단기상품 판매 축소" 이어 보험사에도 "금리인상 자제" 주문
업계선 자정노력 기울이기로


금융 당국이 최근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 영업 행태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철퇴'를 내리겠다는 게 금융 당국의 입장이다. 17일 금융 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각 시중은행들에 보험사로부터 판촉비와 향응 비용을 요구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한 데 이어 보험사에도 방카슈랑스 전용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금리) 경쟁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내려 보냈다. 특히 금감원은 은행에 단기보험 상품 판매를 줄이라고 지시했으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보험사로부터 높은 수수료와 판촉지원비ㆍ교육비 요구 등 위법행위를 하지 말라고 엄중 경고했다. 금감원은 또 보험사의 기획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공시이율과 관련한 회의를 갖고 각 보험사별로 공시이율이 기준에 맞는지를 확인하는 등 금리 과당경쟁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이달 들어 손보사들은 저축성 보험 상품 공시이율을 0.2∼0.4%포인트 올렸고 생보사들도 연금보험 공시이율을 0.1%포인트 높이는 등 치열한 금리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금감원은 조만간 은행과 보험사의 방카슈랑스 영업 실태에 대해 은행 및 보험업서비스본부가 공조해 실태조사를 펼치고 모니터링도 강화할 계획이다. 실태조사에서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해당 금융사를 문책하기로 했다. 이처럼 금감원이 방카슈랑스 과열경쟁에 제동을 걸자 은행과 보험사들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각 은행들은 금감원의 공문을 전달받은 후 지난주 은행연합회에 모여 방카슈랑스 관련 회의를 가지고 자정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보험사들도 금감원의 지시대로 공시이율과 관련된 과당경쟁을 막고 시장질서를 문란하게 만드는 위법행위를 자체적으로 근절해 나가기로 했다. 보험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방카슈랑스 관련 과당 영업 행태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며 "은행과 보험사 모두 위법행위와 단기상품 집중 판매에 대해 자정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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