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산업이사회가 한국 조선업계를 불공정무역혐의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라는 EU 집행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였다.EU 통상분야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산업이사회는 15일 회의를 열고 집행위가 제출한 한국 조선업계 WTO 제소안을 논의한 끝에 이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EU가 양측의 조선분쟁을 합의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EU는 다음달 30일까지 한국 조선업계를 WTO에 제소하게 된다. 한국과 EU는 지난 13일 조선분쟁 해결을 위한 협의기구 구성에 합의하는 등 원만한 타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양측 조선업계의 입장 차가 워낙 커 합의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EU가 한국 조선업계를 WTO에 제소할 경우 양측 교역관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은 물론 한국이 패소할 경우 지난 1997년 금융위기 때 기업에 제공됐던 구조조정자금 조차 부당 보조금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16일 "한국과 EU는 빠르면 이 달말 업계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하는 실무회의를 브뤼셀에서 개최, 조선분쟁 해결을 위한 후속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번 회동에서 EU는 한국 조선업계에 선가의 15% 인상을 강력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우리는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어 협의를 통한 사태 해결은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구영기자 김홍길기자 [경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