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은 구조조정본부 축소, 사회기금 헌납 등을골자로 한 삼성그룹의 이른바 `반(反) 삼성 해소책'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분위기다.
7일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가 전날 같은 70만6천원으로 마감한 것을비롯, 삼성중공업[010140] 1.05%, 삼성SDI[006400] 1.24%, 삼성엔지니어링[028050]1.77% 등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삼성물산[000830](-1.09%)은 5일 연속 하락했다.
삼성그룹이 장 막판 상승세에서 보합세로 전환한 것을 제외하면 삼성그룹 관련종목을의 주가는 삼성 발표 내용에 상관 없이 오전부터 비슷한 주가 흐름을 지속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이 발표한 내용은 기업투명성 강화, 신인도 제고 등기업가치 제고와 기업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으나 당장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불법 대선자금 제공,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배정, 안기부 'X파일' 파문 등에 따른 물의에 대해 사과하면서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삼성그룹이 발표한 대책에는 '삼성공화국론(論)'의 빌미가 됐던 그룹 법무실을분리.축소하는 것을 비롯,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한 공정거래법 관계조항에 대한 헌법소원과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등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 취하, 사회복지기금 헌납 등이 포함됐다.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삼성그룹의 발표 내용은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선언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계열사의 독립 경영 강화 발표는 해외에서 삼성계열사의 신인도가 상승해 기업가치가 부각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정부상대 소송 취하는 삼성생명 상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안성호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삼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해온 국민의 인식이 다소나마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말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요소는 거의 없다"며 "환란 이후 재벌이 주주들의 이해에 반하는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리기 어려워졌고 이번삼성의 발표도 그같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정도의 의미"라고 말했다.
CJ투자증권 조익재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가치 증대 측면에서 볼 땐 마이너스요인은 아니지만 개별 기업 주가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하고 "삼성의 결정이 실제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업 투명성 강화 요인으로 인식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키움닷컴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사회복지 기금의 재원이 이 회장 일가의 사재와계열사 분담으로 돼 있는데 계열사 분담금은 일회성 비용인 데다 자금출연으로 감세혜택도 예상돼 기업 수익구조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그렇다고 계열사 주가에 호재가 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