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金연계 예금 '딜레마'

수익률 고공행진으로 가입자 크게 늘고 있지만
환 손실·불완전판매 우려로 적극 판촉못해 '고민'


시중은행들이 출시 중인 금 연계 예금상품을 놓고 '대박 속 고민'에 빠졌다. 해당 상품들은 최근 잇따라 고수익을 내면서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금 가격과 환율 등락에 따른 예기치 못한 손실 가능성과 불완전판매 우려로 시중은행들이 적극적인 판매를 꺼리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해 6월26일부터 판매한 금 연계 예금인 'KB골드투자통장'은 판매 첫날 가입고객 기준으로 지난 4일까지 무려 32%의 수익률을 냈다. 또 지난달 4일 가입한 고객들도 이날까지 한 달 만에 6.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KB골드투자상품은 판매 개시 11개월여 만인 5월 말까지 모두 103억원대의 수신액(4,640좌)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초로 262㎏의 금을 적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의 '달러앤골드테크통장'도 지난달 11일 가입자를 기준으로 5일까지 7%선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품은 가입자가 미국 달러화를 예치하면 이를 기초로 금 자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판매 개시 일주일여 만에 총 20억원대(총 300여구좌)의 수신액을 확보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윤태웅 신한은행 상품개발부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주요국의 통화 가치가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이 현금 보유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특히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은 환금성이 좋은 금을 통해 헤지(hedgeㆍ투자위험을 분산, 회피하는 행위)하려는 것 같다"고 금 연계 예금의 인기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적극적인 판촉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금 가격의 등락을 예측하기 어렵고 환율이 변동할 경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중은행 창구직원들이 투자리스크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불완전판매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은행들의 고민거리다. 정현호 국민은행 수신상품개발팀장은 "금 예금상품은 일반적인 투자수단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내놓은 것"이라며 "금투자의 위험과 거래시장의 특성을 충분히 알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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