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민주당을 다수당으로 만든 것은 의회를 운영해 가라는 뜻이 아니라 문제를 풀라는 뜻이다" "상원의 '수퍼60석'이 무너졌다는 의미는 공화당 역시 이제 통치에 대한 책임을 나눠야 한다는 의미다."
취임 이후 첫 번째 국정연설을 발표한 오바마 대통령은 의사당에 모인 상ㆍ하원 의원들에게 행정부의 개혁 작업에 의회가 상생 협력에 나서줄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는 건강보험, 금융개혁 등 행정부가 추진중인 각종 법안 및 정책이 의회의 반대 및 역공으로 인해 줄줄이 지연되고 있는 데 따른 책임을 묻는 동시에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초당적 차원의 협조가 필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은 "심각한 폭풍이 지나갔을 뿐 취임 당시 부여 받은 과제를 아직 풀지 못했다"며"가치관과 철학의 차이가 상당한 것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민주당 및 공화당이 힘을 모아 국민을 도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 연설의 거의 절반을 경제 분야에 할애하며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부양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 연설에서 대통령은 미 대형은행으로부터 상환받은 구제 자금 중 300억 달러를 지역 은행으로 돌려 중소기업 대출 활성화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은 또 중소기업의 신규고용과 임금인상, 공장 및 설비투자 시에는 내년까지 기업 소득세의 10%를 감면해 주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중소기업 투자에 대한 자본소득세를 전면 감세키로 해 중기 투자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가 넘는 실업률을 의식, 향후 5년간 수출을 두 배로 늘려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공장 및 설비투자를 단행한 경우 대대적인 감세 혜택을 부여키로 했다. 이 밖에 육아관련 세제 지원 및 대학등록금 대출 상환에 관한 상한선 설정 등 중산층을 겨냥한 각종 지원책도 내놓았다.
대통령은 이어 경제 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의회가 적극 협력해야 함을 장시간에 걸쳐 강조했다. 그는 녹색 일자리나 투자를 고양시킬 수 있는 일자리 법안을 의회가 통과시켜야 할 것을 촉구했고 상원에 계류중인 기후변화협약 관련 법안에 관해서도 "경제 및 나라의 미래를 위해 모두 중요하다"며 조속한 처리를 간접적으로 압박했다.
관련 안건이 상원에서 부결된 재정적자 감축의 중요성도 장시간에 걸쳐 설명하며 의회 설득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월가의 반발을 사고 있는 은행 규제와 관련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초반부에 "막대한 구제금융을 받은 월가 은행들이 이제는 납세자들에게 보답할 차례"라면서 은행세 부가방침을 거듭 확인해 첫 번째 기립 박수를 받았다.
그는"은행들이 막대한 보너스를 지급할 여유가 있다면, 어려울 때 자신들을 도운 납세자들에게도 적당한 수수료로 보답할 여유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