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는 청약보다 선착순 분양이 대세

8.31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시장이 크게 침체된 가운데 건설업체들은 바닥으로 추락한 계약률을 회복시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최근 순위별로 최소 하루씩 시간을 둬 온 청약일정을 대폭 줄여 일부 업체의 경우 3순위 청약까지 하루만에 끝내는 등 청약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대신 청약이 끝난 후 남은 미분양 물량에 대한 선착순 분양에 광고를 집중하거나 사전분양 때 접촉한 고객을 상대로 판촉에 나서는 등 '선착순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어차피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는 청약률이 계약률로 이어지기 힘들어 청약을 앞두고 광고 등으로 초기비용을 헛되이 쓰느니 청약을 '건너뛰고' 실속있는 선착순 분양에 힘쓰겠다는 것. 수요자로서도 청약통장을 쓸 필요가 없어 청약 자격에 제한이 없고 원하는 동과 호수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화성 봉담에 442가구를 공급한 동문건설은 일찌감치 선착순 분양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우고 최근 무주택-3순위 접수를 6-7일 이틀만에 모두 끝낸 후 선착순 분양에힘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불경기를 감안해 처음부터 청약보다는 선착순 분양에 마케팅을집중하기로 결정, 청약 전에는 광고를 전혀 하지 않았지만 선착순 분양에는 전단지배포와 사은행사 등 판촉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봉담에 490가구를 분양한 쌍용건설도 청약 결과는 형편 없었지만 최근 선착순분양에 힘쓴 결과 70% 가까이 계약률을 끌어올렸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봉담 지역이 입지는 훌륭한데 부동산 경기 자체가 너무 안좋아 청약 결과가 좋지 못했지만 선착순 분양 덕분에 계약률을 많이 만회했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건설 불경기에는 청약보다는 청약 이후 선착순 분양이 대세라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청약 일정을 대폭 간소화하는 '실속파'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충남 계룡에 918가구를 공급한 대림산업은 무주택과 1-2순위 청약접수를 17일한날 같이 받았다. 또 수원시 신영통에 분양하는 일신건영도 18일 무주택과 1-2순위접수를 한꺼번에 받는다. 대구 동구 신암동 큰고개아파트를 재건축해 114가구 중 66가구가 공급되는 '큰고개웰그린'은 무주택과 1-3순위 접수를 20일 하루만에 끝낸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지금과 같은 건설 불경기에는 청약보다 실제 계약을 중요시하게 돼 실수요자를 잡으려는 건설사들이 선착순 모집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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