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신데렐라' 김연아 '구두' 고민 끝

`피겨 신데렐라' 김연아(16.군포 수리고)가 애를 태웠던 구두 고민을 해결하고 2006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막바지 구슬땀을 쏟고 있다.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이 결정되던 지난 24일 새벽 김연아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시피 했다. 새로운 `은반 여왕'의 탄생을 TV로 지켜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김연아는 발에 맞는 구두를 고르느라 김세열 코치와 어머니 박미희씨의 도움으로 몇 번을 신어본 뒤 구두의 중심을 잡느라 새벽까지 씨름해야 했던 것이다. 김연아가 구두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해 2005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앞두고 새 구두가 대회 2주 전에야 도착,적응에 고생해야 했다. 다행히 짧은 적응 시간에도 환상적인 연기를 펼쳐 한국 피겨사상 첫 우승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16일부터 일본의 떠오르는 `피겨 요정' 아사다 마오(16)와 한일 양국의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을 벌여야 하는 김연아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문제의 `가죽구두' 탓에 충분한 훈련을 하지 못해서다. 날씬한 몸매에도 다른 선수들보다 고난도의 높은 점프를 수 없이 반복하는 김연아는 3개월에 한 번 꼴로 구두를 갈아준다. 다른 선수들이 신기 어려울 정도로 딱딱한 재질임에도 많은 훈련량과 되풀이되는 트리플점프 등에 구두의 수명이 짧아질 수 밖에 없다. 김연아는 다음 달 6∼12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열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새 구두 두 켤레를 스위스에 있는 회사에 주문했다. 하지만 불과 2주 전에야 도착했고 설상가상으로 구두는 신은 지 1주일도 안돼 밑창 아래가 주저앉고 말았다. 대회가 코 앞에 닥친 김연아로선 정상적인 훈련은 고사하고 신발 때문에 대회에서 제대로 뛸 수 있을 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선수들이 딱딱하다고 신지 않던 구두를 몽땅 가져다 빠짐없이 신어 봤고 마침내 발에 딱 맞는 걸 찾아내 균형을 잡는 수선작업을 거쳐 신데렐라의 구두로 만들었다. 박미희씨는 김연아가 지난 해 성인무대인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트리플악셀(3.5회전 점프)을 연기하며 우승했던 아사다가 한 수 위 실력이라며 "구두 때문에 훈련도 제대로 못해 예정보다 하루 늦은 3월3일 출국한다. 아사다는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이 크지만 연아는 손해볼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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