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가벼운(?) 입놀림이 국정감사의 도마에 올라 박 총재의 발언 빈도와 수위 등을 조절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야한다는 제안까지 나왔다.
13일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박총재가 너무 말을 많이 하고 발언 기조도 자주 바뀐다며 시장에서 중앙은행 총재의발언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질타했다.
문화방송(MBC) 경제부장 출신인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제가 경제부장으로있을 때에도 박 총재의 발언 태도에 대해 3차례나 보도했다"며 "앨런 그린스펀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 총재들과 비교할 때 발언의노출 빈도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발언 빈도 뿐만 아니라 발언의 기조도 시시각각 달라 중앙은행총재의 발언이 경제 주체들에게 어떤 메시지나 시그널을 전달하지 못하고 신뢰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에 따라 "박 총재의 발언 노출 빈도와 기조 등을 관리하기 위해 1∼2명이 아니라 태스크포스 같은 전담팀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박 총재에게 신중한 발언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은 "박 총재가 경기 전망을 하면서 4.15총선 직후부터 지난 7월초까지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다가 이후에는 낙관론을 슬그머니 거두어들였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박 총재가 지난 7월에는 `우리 경제가 일본의 장기침체와 닮아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가 1주일 뒤에 `한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고 사례를 적시했다.
박 총재는 이에 대해 "경기 전망에 대한 예측의 오차로 말이 바뀌었고 일본식장기불황 얘기는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며 "말을 안하니까 기자들이 기사거리가 없다고 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난감해 했다.
박 총재는 하지만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이 자주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요즘은 신문, 방송 등에 일절 나가지 않고 있다"며 신중하게 발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