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자회담 열리나 촉각

日 언론 "美·日, 北 6자복귀 압박위해 추진"
北2차 핵실험 강행땐 대북제재 창구 될수도

미국과 일본이 대북 핵 봉쇄를 위해 북한을 제외한 5자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19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북핵 사태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 등 5개 국 외무장관회담이 20일 베이징에서 열린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동북아 4개 국 순방을 계기로 양자 및 3자 회담이 잇따라 열리는 데 주목하면서 미국과 일본 주도의 5자 회담을 통해 북한을 6자 회담으로 복귀시키는 수순을 모색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5자 회담을 6자 회담 개최의 지렛대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북한을 방문한 탕자쉬안 국무위원 일행은 북한까지 포함하는 6자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을 거듭 설득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5자 회담 개최에 대해 아직 5개 국간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산케이 보도에 대해 “반기문 장관이 20일 베이징을 방문할 계획이 없다”면서 “5자 회담 개최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다만 5자 회담은 외교적 해법과 대북 압박이라는 양수겸장의 카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산케이신문 보도처럼 당장 20일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개최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단 5자 회담이 개최되면 북한은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는 그동안 후견자 역할을 해오던 중국이 5자 회담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5자 당사국이 한목소리로 북한에 핵을 완전히 포기할 것과 6자 회담에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던질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북핵 사태 진전에 따라서는 5자 회담이 대북 ‘최후 통첩’의 성격을 띠게 된다.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마지막 수순이라는 것. 5자 회담 개최는 중국의 북한 설득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5자 회담은 대북 제재를 위한 테이블이 될 뿐 아니라 미국이 구상하는 대북 5자 포위론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게 중국 측의 기본적 인식이다. 다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 불구하고 제2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6자 회담 무용론이 급격히 힘을 받아 기존 6자 회담의 틀은 북한을 뺀 5자간의 대북 제재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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