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 다저스 이적은 새로운 기회

`컨트롤 아티스트' 서재응(29.전 뉴욕 메츠)의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 이적은 야구 인생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재응은 지난 97년 12월 17일 메츠에 입단한 뒤 2002년 빅리그에 진출했고 지난 해까지 8년 가까이 `메츠맨'으로 활약했다.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다저스-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쳐 샌디에이고로 옮겼고 최희섭(27.다저스), 김병현(27), 김선우(29.이상 콜로라도 로키스)도 여러 번 팀을 옮겼던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서재응은 결국 2대 2 트레이드로 애증이 교차했던 메츠를 떠나 광주일고2년 후배인 최희섭과 한솥밥을 먹으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한국인 빅리거들과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메츠에 잔류했더라도 선발진 합류가 어려운 게 아니었지만 다저스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된 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난 2004년 후반기 메츠의 릭 피터슨 코치와 심한 불화를 겪어 그 해 시즌 후트레이드까지 요구했던 서재응은 지난해에도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빅리그 8승2패, 방어율 2.59의 성적을 내며 선발 한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메츠는 최근 미국 언론들이 서재응을 페드로 마르티네스-톰 글래빈-크리스 벤슨-스티브 트랙슬 등에 이어 5선발을 맡을 것이라고 줄곧 보도했지만 끊임없이트레이드를 시도했다. 약체팀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로의 트레이드 성사 직전까지 갔다 무산된 건 오히려 서재응으로선 다행이다. 탬파베이에서 선발 한 자리를 확실하게 차지할 수 있지만 전체 마운드의 무게가떨어지고 타선의 지원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우여곡절 끝에 다저스에 둥지를 튼 서재응은 일단 선발진 합류 기대가 크다. 다저스는 데릭 로-브래드 페니-오달리스 페레스-브렛 톰코 등 4선발까지 구성을완료, 5선발 자리가 비어 있기 때문이다. 네디 콜레티 단장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이비드 웰스를 데려오려고 시도하고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선발 요원 제프 위버 영입 협상에 나서고 있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선발로테이션에 든다면 부상에서 회복중인 철벽 마무리 에릭 가니에가 뒷문을 단속, 승수를 쌓을 기회는 높다. 또 클레티 단장의 공세적인 전력 보강에 따라 FA로 풀렸던 거물급의 1루수 노마가르시아파라와 유격수 라파엘 퍼칼, 3루수 빌 밀러, 중견수 케니 로프턴을 영입,막강 타선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LA 한인들의 응원을 등에 업어 심리적 안정감도 높아질 수 있다. 서재응이 다저스의 선발 낙점을 장담하긴 이르지만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활약으로 시험대를 통과한다면 LA는 서재응에게 `축복의 땅'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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