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눈앞… 정치적 실리 선택

한명숙 총리후보 지명
與의사 존중 ·朴대표 입지좁히기 등 다목적
무게감 떨어져 '분권형 국정운영' 힘 빠질듯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감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선거 눈앞… 정치적 실리 선택 한명숙 총리후보 지명與의사 존중 ·朴대표 입지좁히기 등 다목적무게감 떨어져 '분권형 국정운영' 힘 빠질듯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감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참여정부 세번째 총리로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후보자에 지명됐다. 한 지명자가 국회청문회와 인준표결을 통과하면 헌정 사상 첫 여성총리가 나오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막판까지 총리 후보로 한 총리 지명자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을 놓고 고심한 끝에 여성총리를 선택했다. 결국 김 실장이라는 '정책적 선택'보다 여성총리라는 카드를 뽑아 '정치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 흥미롭게도 후보자로 지명된 24일은 한 총리 지명자의 예순두번째 생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 지명자를 선택한 것은 국회 인사청문회와 5ㆍ31 지방선거를 동시에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은 김 실장이 후보자로 지명될 경우 '코드 인사'를 문제 삼아 지방선거에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김 실장 대신 여성총리를 지명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입지를 좁히고 지방선거에 대비하는 역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후반기 국정을 원만하게 끌고 가기 위해 여당과의 협조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강하게 추천한 한 총리 지명자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후반기 국정운영 기조를 안정과 화합에 두고 여당 지도부의 의사를 존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한 지명자가 후보에 지명됨에 따라 참여정부의 '책임총리제'와 '분권형 국정운영'에 다소 힘이 빠지게 됐다. 한 총리 지명자는 여야로부터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국정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정을 장악했던 이해찬 전 총리보다 중량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물론 한 지명자가 여성부와 환경부 장관으로 업무를 무난하게 처리한 경험이 있지만 정권 하반기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의 분권형 국정운영과 책임총리제는 상당 부분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김영주 경제수석을 국무조정실장으로 보내 총리를 보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 총리 지명자가 후보로 발표되자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한 채 촉각을 곤두세우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 지명자의 당적보유를 문제 삼아 인사청문회를 거부하면 야당의 정치공세로 비쳐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야당이 크게 흠잡을 데가 없는 여당의 여성총리 지명자를 거부할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 유권자들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게 보인다. 그렇다고 참여정부가 첫 여성총리를 배출하게 놔둘 경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누리고 있던 여성 프리미엄을 잃게 된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총리 지명자의 탈당을 요구하는 동시에 청문회에서 개인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검증하는 방법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여성 유권자를 의식해 적절하게 수위를 조절하다가 여론 동향에 따라 찬반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력시간 : 2006/03/2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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