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일렉트릭(GE)의 임원 교육과정인 `BMC(Business Management Course)`에 참가한 적이 있다.
GE의 사내연수는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참여자 모두가 선발된 데 대한 엄청난 자부심을 갖도록 한다. 참가자들에게 특급호텔 투숙, 전세비행기로 이동, 세계적 석학들과의 토론, 교육 후 회장단에 대한 직접 보고 등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
`돈 많이 쓴다는 자랑`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경비 절감에 더없이 철저하면서도 사원교육을 위한 투자와 교육 참여자에 대한 배려에는 남다른 열정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 엄청난 구조조정 중에도 4,600만달러라는 돈을 투자해 크로톤빌 연수원을 개축한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교육과 업무를 연관시켜 진행한다. 교육생들이 제시한 방안을 회장ㆍ사장단이 듣고 즉석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당시만 해도 중남미에서의 수억달러짜리 인수합병(M&A) 제안을 즉시 수용했다. 교육을 이런 식으로 진행하니까 참가자 역시 적당히 지내지 않고 고민에 고민을 더해 진지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셋째, 한결같이 적극적으로 임한다. 자발적 프로그램에도 누구 한사람 빠지는 법이 없고 서로 앞장서서 발표하려 한다. 내가 한국의 다른 행사 때문에 뉴욕의 헤드쿼터 회장 보고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고 말하자 다들 미소를 띄우며 좋아하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회장에게 발표할 경쟁자가 한명 줄어든 것을 반기는 것이었다.
회장 앞에서 보고할 대표를 놓고 두사람이 끝내 양보하지 않아 반씩 나눠 하기로 결정할 정도였다.
이에 비해 한국의 사내연수는 어떤가.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아직까지 일률적인 주입식이 많아 피교육자가 참여하는 교육이 되지 못하는 수가 잦다. 일방적인 교육체계로 인해 참가자는 그저 피곤해 하곤 한다. 서로 발표하겠다고 나서기는커녕 다들 안하겠다고 꽁무니를 빼는 수가 더 많다. 교육이 업무와 연관되기보다 휴식의 기회로 인식되는 경우도 많다.
기왕 실시하는 연수라면 참여자가 한껏 자부심을 느끼도록 해주고 업무와 연관시켜 살아있는 교육을 함으로써 변화의 시대에 모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나아가 변화를 선도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채욱 GE코리아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