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의 '팔자' 행렬이 3개월째 이어지면서 내년초 장세에 대한 불안을 키우고 있다.
30일 증권거래소와 LG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폐장을 하루앞둔 29일까지외국인의 총 순매도액은 1조959억원으로, 이변이 없는한 지난 10월(1조5천390억원순매도)과 11월(3천302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순매도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3개월 이상 계속된 것은 지난해 2~5월의 3개월 연속 순매도이후 처음이며 특히 12월에 매도우위를 보인 것은 지난 95년 이후 9년만의 일이다.
지난 3개월 동안 외국인들은 삼성전자(2조3천584억 순매도), SK(5천392억원), POSCO(2천774억원), 삼성물산(1천936억원), 한국전력(1천582억원), LG전자(1천546억원), 삼성전기(1천182억원), 삼성SDI(1천49억원), SK텔레콤(973억원) 등 주요 우량주들를 집중적으로 내다팔았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19일 자사주매입이 끝난 뒤에도 외국인의 매도세는 이달 중반까지 계속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올 4.4분기 내내 이어진 외국인 매도세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과 MSCI의 대만증시 비중 상향 조정, 원화절상에 따른 환차익, GDP성장률 하락과 내수부진 등 부정적 거시경제 전망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10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 매도세는신흥시장 내 한국시장에 대한 비중 조정 차원"이라며 "이 기간 외국인들은 MSCI 조정 등의 영향으로 한국보다는 대만이나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류 연구위원은 또 IT경기 부진으로 외국인들이 업종별 포트폴리오 배분을 조정한 것도 한국 증시에서는 주요 종목에 대한 매도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영원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나 기업이익 증가율 등이 썩 매력적이 못한 상태"라며 수급 요인 외 펀더멘털적 문제를 지적했다.
또 전문가들은 대체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다소 안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내년초까지 외국인 매수에 큰 기대를 걸기는 힘들 것으로내다보고 있다.
현대증권 류 연구위원은 "이달 중순이후 외국인들의 매도세 진정 등으로 미뤄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비중 조정이 어느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내년 경제 전망 등이 여전히 어두운만큼 내년초까지 뚜렷한 매수세 전환을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이나 주요 IT기업들의 올 4.4분기와 내년 1.4분기 예상 실적이 좋지 않아 외국인의 복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우증권 이 팀장은 "국내 주요 기업들이 수익성 등에 비해 저평가된만큼내년부터는 서서히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신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