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한국시각)부터 3일간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는 올 시즌 월드시리즈의 향배를 가늠하게 될 메이저리그 최고의 빅카드 중 하나가 열린다. 보스턴 레드삭스 대 뉴욕 양키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자리를 다투는 숙명의 라이벌간 외나무 대결이다.
두 팀의 승차는 불과 2.5게임차. 막강 양키스의 위용에 주눅이 든 채 늘상 덜컹거리는 2등칸에 밀려나있던 보스턴으로서는 이번 3연전에서 반드시 1등석을 탈환, 포스트시즌으로 직행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 두 팀간 전적은 6승4패로 양키스가 한발 앞서 있는 상태. 그러나 홈구장으로 양키스를 불러들이는 보스턴의 입가에는 예전과는 달리 묘한 미소가 번지고 있다.
우선 홈어드밴티지. 60승40패의 보스턴은 원정경기에서는 27승26패로 반타작에 그쳤지만 홈경기만큼은 33승14패(7할)로 30개 구단 중 최고의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 시즌 최고의 트레이드(스포츠위클리)`로 손꼽히는 김병현(24)에 한껏 기대를 걸고 있다. 보스턴은 김병현이 마무리로 전환한 8일 이후 불펜진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2번의 5연승을 포함, 15승8패의 상승세로 한때 5게임 이상 벌어졌던 양키스를 턱밑까지 바짝 추격하고 있다.
김병현은 24일 홈구장에서 열린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경기에서 10_4로 앞서던 9회초 등판, 삼자범퇴로 경기를 끝내는 등 11경기 연속 자책점 0의 행진으로 역전 징크스에 시달리던 보스턴의 팀 컬러를 확실하게 바꿔놓고 있다.
김병현의 호투에 고무된 보스턴은 23일 `불쇼`를 벌여온 소방수 브랜든 라이언 등을 내보내고 좌완 마무리 스콧 소어벡 등을 들여오는 등 김병현 중심의 불펜진 개편도 단행했다.
김병현 개인으로서도 양키스전에 임하는 심정은 남다르다. 2001년 월드시리즈 홈런 악몽에 이어 이적 이후 첫 구원 등판(7일)에서 패전의 멍에를 안겨준 양키스와의 악연의 고리를 이번 3연전에서 확실히 끊겠다는 각오다.
<김병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