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더 떨어질 지 우려되는 한 주다.
이번 주 주식시장도 이라크 전쟁위기,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외국인들의 매도압력까지 더해져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경기침체와 기업실적 악화우려가 증폭되며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미 증시 역시 지난 주말 하락세를 이어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0월의 저점을 밑돈 종합주가지수가 550선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550선 부근에서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겠지만 이 역시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기 보다는 바닥이 확인될 때까지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보수적 전략을 견지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외국인 매도 악재 추가=지난 주 말 외국인들은 국내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에 대해 집중적인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 급락세를 이끌었다. 이 같은 외국인의 매도공세는
▲이라크 전쟁 및 북핵 관련 리스크
▲반도체 가격 하락과 기업실적 악화우려
▲주가하락에 따른 손절매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해석되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미국 증시의 약세 움직임을 고려할 때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 강도는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덕현 한화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외국인들은 기본적으로 600선 아래에서 매수 기조를 이어왔고 매도물량을 받아줄 세력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는 만큼 그동안의 공격적 매도세는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에는 다행히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경제지표나 기업실적 발표가 없으며 오는 14일 UN 무기사찰단의 보고서 제출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 증시 약세지속도 큰 부담=지난 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10월의 저점인 584선을 밑돌며 570선대로 밀려났다. 특히 과거에도 지수가 전 저점을 밑돌 경우 추가하락세를 보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에 따른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내 주식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주말 나스닥지수는 테러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며 심리적 지지선인 1,300선이 무너졌고, 다우지수는 7,900선이 깨졌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추가하락 가능성이 이번 주 장세 판단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볼 때 다우지수는 8,000선을 조만간 회복하지 못할 경우 다음 지지선은 7,500선 정도로 예상된다”며 “나스닥지수도 1,200선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DDR D램 평균가격 4달러 선이 붕괴되는 등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정보기술(IT)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바닥 확인 이전까지 리스크 관리에 치중해야=전문가들은 이번 주 종합주가지수가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국인의 매도세로 550선 부근까지 추가 하락한 후 기술적인 반등 시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가격 요인에 따른 반등 국면이 나오더라도 주변 환경 변화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어 반등 폭이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예상이다.
따라서 이번 주 종합주가지수는 550~600선 사이의 제한적인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이 불충분한 바닥 신호 아래서의 반등 강도가 매우 미약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확실한 바닥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보수적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보다 의미 있는 반전 신호가 나타난 이후 기술적 대응에 나서고 중장기적으로는 유가ㆍ환율 등의 중요한 변화를 확인하고 시장참여 강도를 높이는 조심스러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도 “이라크 전쟁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간과의 싸움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코스닥도 반등폭 제한될 듯=지난 주 말 사상최저치(42.52포인트)에 근접한 42.77포인트로 마감한 코스닥시장은 기술적 반등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불확실한 해외 변수로 인해 반등 폭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20일선과의 이격도가 80%대 초반에 해당하는 40선에서 반등시도가 나타나겠지만 5일선이 위치한 44선에서 저항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단기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지만 전 저점이 무너지더라도 지나친 투매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