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3전 4기 끝에 마침내 굵직한 인수합병(M&A)에 성공해 오랜만에 자존심을 살렸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4년 KP케미칼을 1,785억원에 인수한 이후 굵직굵직한 인수합병 경쟁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실제 2004년 해태제과 인수전에서 크라운제과에 밀렸고, 2005년 진로 인수전에서는 하이트맥주에 덜미를 잡혔다. 올해 들어서는 유통업계 최대 M&A매물이었던 까르푸마저 이랜드에 내주면서 ‘까다로운 식성의 3전3패’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홈쇼핑을 인수함으로써 롯데그룹은 그 동안 꿈꿔왔던 홈쇼핑 사업 진출의 꿈을 이뤘다. 특히 2004년 이후 인수합병 경쟁에서 ‘종이 호랑이’로 전락해 온 과거를 말끔히 털어내게 됐다.
이제 관심은 롯데쇼핑 상장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한 롯데그룹이 앞으로 어떤 먹잇감을 노리고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들어 제과, 음료, 유통부문에서 소규모 인수합병을 진행하면서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와 함께 세계시장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겨냥해 왔다. 또한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신사업 진출을 위해 대한통운, 에스오일 등 대형 M&A경쟁에도 뛰어든 상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수합병은 그때 그때 회사 및 업계의 상황 등 종합적인 부분을 고려해 결정하고 추진한다”며 “숙원 사업인 홈쇼핑시장 진출에 성공한 만큼 앞으로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