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개편등 리스크줄이기에 활동 초점맞춰""IMF 이후에는 상법전을 끼고 살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법적 경영'에 대한 사내외적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죠. 그만큼 법무팀의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지난 96년 서울지법 판사를 3년째 하다가 '상근 기업 변호사'의 물꼬를 튼 김상헌 LG 구조조정본부 법률고문실 팀장. "당시 대형 로펌의 거액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쳤더니 사람들이 저보고 '바보'라고 했죠. 하지만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는 신념과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으로 기업을 택했습니다."
그가 LG의 굵직한 경영 전반과 소송 대처 과정에 '약방의 감초'와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한 것도 이같은 개척정신과 무관치 않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는 LG가 최근 중국에서 LG(랑광)상표를 먼저 쓰던 현지기업으로부터 150억원선의 상표권 침해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렸으나 현지 변호사와 7-8차례나 만나 "LG가 중국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는데다 상표 혼동 가능성은 일반인이 아닌 거래 종사자들의 인식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논리를 개발, 역전승을 끌어 냈다.
또 회사가 미국의 한 벌처펀드에 현지 부실채권을 헐값에 팔기로 계약체결확인서까지 썼으나 가격이 급등하자 한ㆍ미 법정에 '내부 정보를 통한 사기성 거래'라며 소송을 내 애초 판매가의 2.5배를 받아 내기도 했다.
이처럼 어려운 소송에서도 끝까지 승리를 위해 몸을 던지는 김 변호사는 "사전 법적공방의 차단을 통해 소송률을 떨어뜨려 법무팀의 일중 소송은 20% 정도에 불과하다"며 "법무팀은 실제 기업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등 경영전반에 참여하며 경영 리스크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최근 LG의 책임경영 확대를 위한 지주회사로의 전면 재편과정에 적극 참여한 것을 비롯 해외 은행의 이사자격으로 이사회 참여, 주식 매각, 합작사의 소송 대처 등 전방위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일상적인 법률 조언에 나서고 있다"며 "월 한차례씩은 해외출장을 다닐 정도로 법무팀의 활동영역이 글로벌화됐다"고 소개했다.
고광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