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개성공단을 잡아라." 지난해 북한 미사일 실험발사와 한미 FTA협상과정에서 불거진 '한국산 불인정'설 등으로 한때 천덕꾸러기로 인식됐던 개성공단이 최근 각종 위험요소들이 상당히 해소돼 중소ㆍ중견기업들이 분양 경쟁에 대거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며 인기가 치솟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시작되는 개성공단 1단계 잔여부지(53만평) 분양신청에 기존 입주기업을 비롯 수백여개 업체들이 참가할 것으로 보여 입주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현재 개성공장을 가동중인 22개 업체 가운데 로만손 등 7곳이 개성 2공장을 짓기 위해 분양신청 의사를 밝힌 상태. 여기다 올해 1~4월 투자시찰단의 일원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한 국내 중소기업인은 2,784명(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집계)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3~4월 초 서울ㆍ부산ㆍ대구 등 6대 도시에서 가진 개성공단 설명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 800여명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입주신청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누가, 왜 분양신청하나= 지난 2004년 말 8개 협력업체와 입주한 로만손의 김기문 대표는 "올 하반기에 현 공장(2층)을 3층으로 증축하고 새로 5,000평을 분양받아 2공장을 건설, 시계 문자판과 주얼리ㆍ도금분야 협력업체를 추가로 입주시켜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올해 시계 생산량의 50%, 내년에는 85% 이상이 개성에서 만들어진다. 금형 및 사출업체 재영솔루텍의 김학권 회장도 "이번에 두번째 공장용지를 분양받기 위해 세부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첫 분양신청 예정인 도금업체 명진화학의 정을연 대표는 "3,000평을 분양받아 전자제품, 자동차 전장품에 들어가는 각종 커넥터 도금은 물론 조립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라스틱 자동차부품 금형 및 사출업체 아성프라텍의 노시백 대표는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생산성 향상 속도가 빨라 이번에 약 2,000평을 분양신청할 예정"이라며 "5~10년 뒤에도 살아남으려면 인건비ㆍ물류비가 저렴하고 노동의 질이 우수한 개성공단에 진출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동명한 남북협력지원팀장은 협동화단지와 관련, "상호 거래관계에 있는 업체들과 협동조합 조합원을 중심으로 20여개 컨소시엄이 진출 의사를 타진했다"고 밝혔다. ◇향상되는 생산성= 로만손 관계자는 "북측 근로자들은 아직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자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품이라는 인식과 납기준수 의식이 떨어진다"면서도 "지난해 초 국내의 10%에 그쳤던 생산성이 40% 수준으로 개선됐고 올 연말까지는 60~7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발업체 삼덕스타필드 관계자도 "1년 전만 해도 중국ㆍ베트남의 60%에 그쳤던 개성공장의 생산성이 지금은 80%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전했다. 북측 근로자들의 이직이 제한돼 있다는 점도 숙련도를 높이는 데 유리한 요소다. ◇왜 다시 인기 치솟나=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정에서 2년 뒤 쯤이면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 주 요인이다. 또 중국보다 분양가(평당 14만9.000원)ㆍ임금(사회보험료, 연장근로 가급금 등을 포함해 월 평균 68달러)ㆍ물류비가 저렴한 장점이 있다. 투자기업에 정책자금을 대출해주고 투자세액공제를 주는 등 국내 기업과 대등한 수준의 혜택을 주도록 한 개성공업지구지원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점도 업체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1단계 본단지 53만평 3일부터 분양설명회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3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개성공단 1단계 본단지 53만평 분양설명회를 갖는다. 통일부와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분양내역, 전략물자ㆍ원산지규정, 보증 등 입주기업 지원제도, 노무ㆍ세무, 협동화사업 등을 설명한다. 3일에는 안산 한국산업단지공단 서부지역본부 대회의실, 4일에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8일에는 대구상공회의소에서 각각 오후 3시부터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