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채 환매비율이 50%에서 80%로 확대됐던 지난해 11월 10일을 앞두고 「11월 대란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대란설은 설(說)로 끝나고 말았다. 당시에는 3개월 정도만 참고 기다리면 15%의 금액을 더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입장에서는 굳이 서둘러 인출을 할 이유가 없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만기가 지난 고객은 환매를 늦출 이유가 없다. 직접 주식투자를 할 고객은 2월 8일 이전에 이미 환매를 했기 때문에 만기이후 자금을 찾은 투자자들은 안전하게 절세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기간을 분명히 하자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곳에 얼마동안 투자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주식에 투자한다든지 언제 써야 될지 모를 긴급자금이라면 은행의 MMDA나 투신사,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MMF에 넣어둬야 한다. 이들 상품은 필요한 자금을 언제든지 찾을 수 있고 하루만 맡겨도 최고 연5-6% 전후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등 다른 투자를 병행한다면 자금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 예를들어 내집마련이나 향후 개발차익을 위해 부동산에 투자할 자금이라면 계약액에 해당하는 20% 정도는 MMDA, MMF에, 나머지는 은행의 1개월 이상 정기예금에 투자하는 식이다.
현재 은행의 3개월이하 정기예금 금리는 연5.4-6.7% 수준.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아닌 안전한 금융상품 위주로 장기투자를 하겠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은행의 확정금리 정기예금에 가입한다. 헌재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연7.9-9% 수준이다.
◇절세형 금융상품
일반과세상품은 이자소득에 대해서 22%의 세금을 물리지만 세금우대로 가입하면 11%의 세금만 물리기 때문에 세후수익률이 높다.
절세형 상품은 1인당 가입한도가 있지만 여러종류의 금융상품을 이용하면 최대 9,200만원까지 세금우대로 가입할 수 있다.
가입한도가 최대 2,000만원인 소액가계저축, 신탁형저축, 소액채권저축, 조합예탁금을 각각 가입하고 가계생활자금저축을 1,200만원 들면 1인당 최대 9,200만원까지 세금우대 통장에 들 수 있다. 가계생활저축은 1가구1통장이기 때문에 2인 가족의 경우 세금우대로 들 수 있는 최대저축액은 1억7,200만원이 된다.
내년부터는 세금우대 한도가 1인당 4,000만원으로 축소되기 때문에 올해중에 최대한 가입할 필요가 있다. 올해말까지 가입한 세금우대상품은 내년부터 가입한도가 축소되더라도 예금만기일까지 세제혜택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다.
◇안전한 금융기관을 이용하자
1년이상 투자할 경우 예금자보호법 개정에도 대비해야 한다. 세금우대정기예금, 노후생활연금신탁, 가계생활자금저축은 올말까지는 해당금융기관이 파산하더라도 예금자 1인당 원금이 2,000만원을 넘으면 원금만 받을 수 있다. 2,000만원이하라면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합쳐 2,000만원까지만 보호해 준다. 단, 투신사의 노후생활연금신탁은 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
소액채권저축의 경우는 올말까지는 해당금융기관이 파산하면 최고 2,000만원까지 보장되지만 2001년부터는 보장대상에서 제외된다.
신협, 농수축협등의 조합예탁금은 은행의 정기예금과 보호내용이 같지만 농수축협의 단위조합과 새마을금고는 자체기금으로 최대 3,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해주고 있다.
◇장기로 투자하자
시중금리가 두자릿수로 상승하면서 은행의 정기예금 이율이 연8.5%이상까지 올랐다. 일부은행에서는 거액의 특정고객이나 세금우대 가입고객에 한해서 연9%대까지 금리를 올려주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금리가 상승할 경우에는 3개월 전후의 단기로 자금을 굴리다가 금리가 최고점에 다다랐을 때 장기확정금리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단기금리가 오를 것을 예측해서 단기투자만을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우선 일반인들이 금리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금리가 오른다 하더라도 얼마나 오를지 최고점은 언제일지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시중금리는 어떻게 될까. 국내 대기업 경제연구소들은 올 회사채 수익률을 연평균 9.8-10.5%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한자릿수 저금리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한국은행이 선제적 통화긴축정책을 펴 단기적으로는 11%이상까지 상승할 수 있겠지만 하반기에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투자를 권하는 또다른 이유는 단기일수록 낮은 금리가 적용되고 장기일수록 높은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은행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1-3개월은 연5.4%, 3-6개월은 연6.7-7%의 금리가 적용되지만 1년제 정기예금은 연7.9-8.5%까지 이율이 적용된다. 거액일 경우는 플러스알파 금리를 더 받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단기투자의 가장 큰 단점은 절세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세금우대를 받기 위해서는 1년제 이상의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신탁상품에 눈을 돌려라
지난해까지는 은행권의 각종 신탁상품들이 저조한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올들어서는 신탁계정의 부실을 은행계정으로 이전하면서 신탁상품의 금리가 눈에띄게 향상되고 있다. 은행들도 환매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신탁상품을 만들어 수신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노후생활연금신탁의 경우 고객들의 호응이 좋다. 대부분의 신탁상품은 예금자 보호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이 상품은 개인연금신탁과 함께 예금자보호 대상에 속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상품은 세금우대 정기예금과는 별도로 원금기준으로 2,000만원까지 세금우대도 받을 수 있다.
조흥은행의 새천년 복조리신연금신탁의 경우 99년 12월말 평균배당률은 연9.8%로 세금우대 효과를 감안할 때 연11.5%에 달한다.
한빛은행이 최근 선보인 「한빛CBO단위금전신탁」도 대우채 환매자금을 겨냥한 상품. 한빛은행은 이 상품을 채권담보부증권(CBO)의 후순위채권 및 준투자적격채권에 50%이상, 공모주등에 30%, 나머지는 우량채권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신탁상품에 고금리의 CBO를 넣어 운용함으로써 수익률을 높인다는 전략.판매금액은 800억원으로 한정시켰으며 신탁기간은 1년, 최저가입금액은 100만원으로 1인당 2,000만원까지 세금우대가 된다.
한빛은행은 이 상품이 고수익채권 뿐 아니라 공모주식을 우선 배정받을 수 있어 연15-20% 내외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은행도 지난해 8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한미포트폴리오신탁을 변형, 예금자가 운용자산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셀프 디자인신탁」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은행 신탁상품으로는 처음으로 3개월 예치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포트폴리오신탁은 은행이 지정해 놓은 제한된 운용자산중 일부를 고객이 선택하는 방식이었으나 이 상품은 거의 모든 형태의 채권, 유가증권을 운용자산으로 편입, 실질적으로 주문형 신탁이 되도록 했다.
이 상품의 최저 가입금액은 10억원으로 투신권을 이탈하는 고액 예금자를 겨냥하고 있다.
정명수기자ILIGHT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