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發 2차쇼크' 세계금융시장 강타

신용등급 하향이어 이번엔 분식회계 의혹
주가 12년來 최저···美·亞증시 동반하락

세계 금융시장에 ‘제너럴모터스(GM) 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따른 ‘1차 쇼크’에 이어 14일(현지시간) 분식회계 의혹으로 ‘2차 쇼크’가 발생,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이날 GM 주가는 12년래 최저치로 추락하며 미국 증시를 올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고, 이 여파로 15일 일본ㆍ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하락했다. GM을 둘러싼 새로운 의혹의 초점은 GM이 과거 계열사였던 자동차부품업체 델파이와의 거래를 통해 재무실적을 부풀렸는지 여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00년 델파이는 리콜 비용 부담을 둘러싼 분쟁 끝에 GM에 2억3,700만달러를 지급했고 이 돈은 GM의 장부에 수입으로 기재됐다. 이는 그해 3ㆍ4분기 GM 전체 세전 수익의 19%에 달하는 규모다. 그러나 GM은 당시 이 수입의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1999년 델파이가 GM으로부터 분사되면서 발생한 종업원 퇴직급여 미지급분 해결을 위해 GM이 델파이에 지급한 8,500만달러도 의혹의 대상이다. 이 돈은 사실상의 지출이었지만 GM은 이를 손실로 기재하지 않았다. 이처럼 의혹이 증폭된 가운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GM에 이와 관련된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식시장은 GM의 분식회계 의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GM 주가는 14일 5.89% 급락한 것을 포함해 지난 이틀간 9.4%나 떨어졌다. GM 쇼크의 여파로 다우존스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2%, 1.4% 하락하며 5개월만의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채권시장도 GM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재차 확산되며 심하게 출렁거렸다. 이날 JP모건체이스 이머징마켓 채권지수는 1.1% 하락, 11개월만의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에도 S&P와 피치 등 세계적 신용평가기관들이 GM의 신용등급 및 신용전망을 잇따라 낮추며 주식시장과 회사채시장에 충격을 줬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GM의 1ㆍ4분기 실적 발표 때 희망적인 실적이나 향후 전망이 나오지 않을 경우 신용평가사의 추가적인 조치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 등급이 하락해 정크본드로 추락할 경우 GM발 3차 쇼크가 발생,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건은 트럭 및 SUV 생산감소를 이유로 GM의 1ㆍ4분기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했고, 스미스바니는 올해 GM이 배당금을 주당 2달러에서 1달로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자(CEO)가 노조 대표들을 만나 회사의 다급한 사정을 설명하고 의료보험비용 절감에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지만 노조는 노사협상을 재개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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