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로하스시대를 끄는 힘, 원자력

지난 2~3년간 우리의 생활에 주된 화두가 ‘웰빙’이었다면 최근에는 로하스(LOHASㆍ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라는 개념이 등장해 건강뿐 아니라 환경까지 고려한 생활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 웰빙이 자신의 건강만을 고려한 개인주의적 성향을 지녔다면 로하스는 타인과 미래를 생각하는 책임의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는 자정능력이 한계에 이른 지구와 환경을 해치지 않는 지속가능한 소비를 하자는 말이다. 최근 문경시는 지역 한의대와 함께 ‘로하스 마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넓은 부지에 많은 사업비를 투자, 수력과 풍력, 태양열, 바이오가스 등의 청정에너지를 자급한다. 소형연못과 자연도랑도 만들어 폐기물을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한다. 말 그대로 생태마을이 조성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전부 이런 마을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상 어려운 일임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이 깨어있어야 한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다. 아무리 환경에 대한 가치를 알더라도 그것을 행할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이를 보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진정한 로하스 생활을 영위하려면 극단적으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원시림에서 문명의 혜택을 포기하고 자연과 더불어 자급자족의 생활을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충분한 경제적 부를 가지고 친환경 생활방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경제와 환경,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저렴한 청정에너지의 확보는 필수 조건이다. 에너지 없이 지금의 문명생활을 영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에너지 가격은 고유가와 지구온난화의 덫에 걸려 있다. 인간이 가진 기술적 능력과 창의력은 무한하며 이러한 산물의 하나가 원자력이다. 원자력은 화석연료와 달리 이산화탄소나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도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저렴하다. 물론 원자력은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다. 가정에서 편하게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것은 안전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믿음의 배경에는 뛰어난 시설공학 등 과학의 힘이 자리잡고 있다. 원자력도 안전한 운영을 위해 원자력 종사자는 물론 국내외 많은 석학과 기술자들이 노력해왔다. 원자력에 대한 막연한 선입관에서 벗어나 과학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이를 이해하려는 열린 마음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