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상품권 유통문란 심각

판매급증속 사채시장 할인율 10%까지 육박올 추석 백화점 상품권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일부 백화점 상품권의 경우 사채시장에서 할인율이 10%에 육박하는 등 유통질서가 갈수록 문란해지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추석이 낀 지난달 4,500억원의 상품권을 판매, 작년 같은 기간 2,160억원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신세계도 지난달 작년보다 73% 가량 늘어난 상품권 매출을 올렸고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추석기간과 비교해 상품권 판매가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같이 상품권 판매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사채업자들에게 상품권을 팔 때 공제하는 할인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재 롯데백화점 상품권의 경우 10만원권 기준으로 사채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팔 때 9만4,000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상품권은 팔 때 각각 9만2,500원, 9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할인율이 소비자들이 파는 가격 기준으로 6~8%에 달하는 셈이다. 갤러리아 종이 상품권 10만원권은 일부 인터넷 상품권 거래 사이트에서 팔 때 9만1,000원 밖에 받지 못해 할인율이 9%에 달한다. 명동에서 상품권 매매를 하는 김모씨(45)는 "현재는 상품권 할인율이 어느 정도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추석 때 풀린 상품권이 본격적으로 사채시장에서 유통되면 주요 백화점 상품권 할인율도 7~9%까지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 카드로 물건을 구입할 때 보통 5%를 할인해 주는데 5%이상 할인된 가격에 상품권을 살 수 있는 현재 상황도 백화점으로서는 부담스럽다"며 "상품권 신용카드 구매까지 허용돼 할인율이 10%대까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10만원짜리 상품권을 사채시장에서 9만원에 살 수 있는 상황이 오면 누가 백화점에서 상품권을 구입하겠냐"며 "할인율이 10%를 넘어가면 상품권 유통질서는 걷잡을 수 없이 문란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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