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박근혜 한파’란 말이 나오고 있다. 박 대표가 장외투쟁을 계기로 당내 ‘군기잡기’에 나선 모양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28일 의원총회에서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해요’체 어투를 써가며 서슬퍼런 분위기를 만들었다. 박 대표는 “여당이 뺨 때리고 발로 차면서 죽어라 하는데 누구를 위해 맞아죽어야 되는 거예요, 지금 상임위를 병행하면서 무슨 투쟁이 되겠어요”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념공세 지적에 대해서는 고 육영수 여사를 거론하며 20여초 울음을 참는 듯 말을 잇지 못해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같은 박 대표의 강공은 당내 분위기를 강경 투쟁으로 몰아가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의원들이 현직 당 대표에게 밉 보일 수 없기 때문. 수도권의 한 의원은 “날씨도 춥지만 ‘박근혜 한파’도 매섭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그간 선봉에서 박 대표를 견제해 온 김문수ㆍ이재오ㆍ홍준표 의원 등 수도권 중진그룹이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소신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는 점도 ‘박근혜 한파’가 가능한 이유 중 하나다.
소장파쪽은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고진화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와 통화에서 “앞으로 아무 반대도 하지 말라는 건데, 당이 이래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