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SK글로벌을 회생시키는데 팔을 걷어붙였다. SK는 또 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이 우량계열사로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한 진화작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K글로벌 구하기=SK그룹 고위관계자는 “채권단이 글로벌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주문하고 있어 주주이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K㈜는 글로벌이 소유하고 있는 주유소 334개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이 보유한 주유소의 장부가격은 9,800억원. SK㈜는 정밀실사를 거쳐 1조원 가량에 인수가격을 확정할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주유소 판매망 확보는 우리 사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고 글로벌의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의 주력인 SK텔레콤 역시 글로벌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전용회선망을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글로벌과 한 해 600억원의 임대료계약을 맺고 망을 사용하고 있어 매입할 의사는 충분하다”면서 “`네이트닷컴`과 같은 차세대 인터넷 사업에서 이 전용선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SK글로벌은 전용망 매각으로 약 3,500억원 정도의 현금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우량 계열사 보호=SK글로벌은 주로 SK 계열사를 상대로 한 사업이 많고 지분관계도 얽혀 있어 분식파문이 다른 회사로 번질 수도 있다. SK그룹은 글로벌의 불똥이 여타 우량 계열사에 번지는 것을 막기위해 부심하고 있다.
SK㈜는 현재 SK글로벌 및 SK글로벌 해외 현지법인과의 거래를 통해 약 1조5,000억원의 순매출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상거래 채권이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유정준 SK㈜ 전무는 “SK글로벌과 관련해 우발채무가 발생할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혹시 몰라 유휴부동산 및 투자유가증권 매각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SK글로벌 역시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계열사 지분 매각을 포함시켜 방화벽을 이중으로 쌓았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