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중국정부가 발표한 사실상의 무역보복 조치에 대해 문화계는 최근 중화권 일대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한류열풍에 자칫 찬물이 끼얹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우려를 하고 있다.
김치ㆍ장류 등 특정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당장 TV 드라마 등 수출과 직접적 연관은 없다. 하지만 최근 중국 본토에서 조심스레 일고 있는 이른바 ‘반한류’(反韓流) 움직임과 함께, 무엇보다도 국민정서가 강하게 반영되는 문화콘텐츠 수용의 특성상 이번 무역보복 조치가 한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는 지난 봄 한일 관계를 얼어붙게 했던 독도 영유권 분쟁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일본의 경우 독도 문제와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가 동시에 터지는 악재가 있었지만 정작 일본 내 한류바람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일본 국민들은 대부분 “정치와 문화는 별개”라는, 문화수용에 있어 정서적으로 한층 자유로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 그러나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일본보다 국민 대중의 정서가 정부의 반응에 훨씬 민감하게 연결될 여지가 크다.
여기에 중국 방송정책을 관장하는 국가광전총국이 ‘무역보복’ 이전부터 해외 방송콘텐츠 방영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에 중국정부의 이번 조치가 방송 쪽 규제마련에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으로 중국 내 한류열풍을 더욱 뜨겁게 했던 MBC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중국 내 해외방송물 규제와 당장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분명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사실”이라며 “외교문제와 최대한 거리를 두고 콘텐츠 자체 경쟁력으로 현지 마케팅 전략을 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