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 동시분양 경쟁률 사상최고소규모단지·불리한 입지조건 불구 높은열기
"1순위 크게느는 4월전 청약" 심리도 한몫
아파트 수요자들의 가격 불안심리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5일 1차 서울동시분양 청약경쟁률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갱신한 것은 아파트 가격 상승에 불안감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 1차 동시분양아파트는 돈암동 이수, 도곡동 현대 등 일부단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일반분양 가구수가 수 십 가구에 불과한 소규모 단지에다 입지여건도 떨어지는 곳이었다.
또 국세청의 강도 높은 아파트 분양권 세무조사가 실시되고 있는 탓에 그 동안 청약경쟁률을 부풀렸던 것으로 지목됐던 '떴다방'등 가수요자의 상당수가 청약에 나서지 않아 청약경쟁률이 크게 떨어지고 일부 단지의 미분양도 예상됐었다.
그러나 실제 청약결과는 이런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고 또다시 사상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결국 이번 청약결과는 일반인들의 아파트 가격상승에 대한 불안심리가 어느 정도 인지를 보여준 셈이다. 부동산 플러스 권순원 부장은 "조급해진 수요자들이 입지여건이나 단지규모 등을 따지는 것은 아예 관심 밖"이라며 "어떤 아파트라도 우선 붙고 보자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식을 줄 모르는 청약열기=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기존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서울동시분양 청약경쟁률도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9월 이후 서울 동시분양 청약경쟁률은 9대1(8차), 21.1대1(9차), 14.2대1(10차), 17.2대1(11차) 등으로 점차 높아져 갔다. 지난 1월 실시된 12차 동시분양에선 2,105가구 공급에 9만1,358명의 수요자가 몰려, 43.4대1이라는 청약사상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록도 한 달을 채 못 넘기고 1차 동시분양을 통해 깨진 것이다.
◇'4월 이전에 청약하자'심리발동=이 같은 청약경쟁률 급등은 ▦아파트 가격상승에 대한 불안감 ▦청약1순위자가 급증할 4월 이전에 청약하자는 심리 발동 등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정부가 세무조사,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준시가 수시고시 등 강도 높은 가격 안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치솟는 아파트 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지난 2000년 3월 청약통장 가입기준이 완화된 이후 신규로 청약통장을 만든 수요자들이 오는 3월부터 1순위 자격을 확보함에 따라 청약경쟁률이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기존 가입자들은 그나마 경쟁이 덜 치열한 4월 전에 아파트를 분양받자는 심리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건교부에 따르면 청약 예ㆍ부금 통장 1순위자는 2월 전국 99만6,000명에서 3월 164만6,000명, 7월 287만9,000명까지 늘어난다. 또 서울은 2월 57만8,000명에서 3월 80만4,000명, 7월 137만9,000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철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