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중개업소, 외환위기 이후 처음 감소

부동산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서울지역에서 영업중인 부동산 중개업소 수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 감소했다. 대신 신행정수도 건설로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른 충남지역으로 중개업소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에 따르면 시장 위축에다 여름 비수기까지 겹친 지난7월 한달간 서울에서 폐업한 중개업소는 469곳으로 개업한 중개업소(427곳)보다 42곳 많았다. 여기에 비수기를 맞아 휴업에 들어간 중개업소도 늘어나면서 7월말 현재 서울에서 영업중인 중개업소수는 2만2천845곳으로 6월말(2만2천904곳)보다 59곳 줄었다. 서울 부동산중개업소 수는 외환위기 당시 줄어들었지만 그후 99년 공인중개사시험 주기가 격년에서 매년으로 변경되고 형식도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줄곧 크게 늘어왔다. 전국적으로 폐업 업소수가 개업 업소수보다 많은 지역은 제주도를 제외하면 서울뿐이어서, 정부의 집값안정 정책이 집중돼온 서울 부동산시장 침체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신행정수도 건설과 고속철도 개통 등 각종 호재를 등에 업고 `나홀로 호황'을 누렸던 충남지역에는 신규 부동산업소도 크게 늘었다. 7월 한달간 충남에서 문을 연 부동산은 총 133곳으로 작년 동기(46곳)의 3배에육박했고 16개 시도 중 경기도(604곳)와 서울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협회 관계자는 "송파구와 강남구, 강동구 등 주택거래신고지역의 부동산업소들은 올 여름 월 한 건 계약도 힘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직 집계가 안됐지만 8월에도 문을 닫은 부동산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실거래가 신고를 의무화한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이 내년에 시행되면 폐업 업소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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