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진의 할리우드 21] 드니로 대역배우, 가짜인생 막내려

영화사기치다 줄행랑…경범혐의 체포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의 대역을 한 조셉 마누엘라(51ㆍ사진)가 전쟁영화를 찍는다고 재향군인들을 속여 훈련소세트를 짓게 한 뒤 촬영까지 하다가 경찰이 낌새를 눈치채자 도주했다가 14일 체포됐다. 뉴욕주 경찰에 따르면, 마누엘라는 지난 3월 뉴욕주의 작은 농장마을 가드프로이 재향군인기념관 소유주인 줄리어스 레너드(68)를 찾아 자신이 드 니로라며 베트남전 영화를 찍는데 필요한 훈련소세트를 건조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마누엘라는 레너드에게 베트남전에 나간 두 형제의 얘기를 영화화 한다며 막사와 지하터널 및 철조망등을 갖춘 훈련소세트를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마누엘라는 레너드에게 세트건조 경비는 후에 지불하겠으며 촬영이 끝나면 대가를 후하게 지불하겠다고 다짐했다는 것. 베트남전서 동생을 잃었던 아픔을 간직한 레너드는 돈보다도 드 니로와 똑같이 생긴 마누엘라가 영화속에 동생의 죽음을 묘사하겠다는 바람에 5개월간 세트를 지어 지난 8월부터 마누엘라와 그의 제작팀에 의해 촬영이 시작됐다. 마누엘라는 또 레너드의 재향군인친구들을 방문, 그들의 전쟁경험담을 듣기도 했는데 이들은 모두 마누엘라가 드 니로인 줄 알았다는 것. 촬영은 몇주 계속됐는데 지난 9월 마누엘라 일당은 갑자기 짐을 싸들고 출행랑을 놓았다고 레너드는 말했다. 그런데 경찰에 의하면 마누엘라는 이밖에도 입에 시가를 문 채 벤츠를 타고 맨하탄을 누비고 다니면서 드 니로 행세를 하며 젊은 여자들을 유혹하고 호텔 고급객실에 묵는가하면 일류식당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며 호사를 누렸다고. 마누엘라는 드 니로의 이름으로 된 신용카드를 사용했다고 한다. 경찰은 마누엘라에게 할러데이 인에서 열리는 파티에서 드 니로 흉내를 내줄 것을 전화로 제의, 호텔에 나타난 마누엘라를 체포했다. 뉴저지 주 글렌 록에서 공군 장교인 아내와 살고 있는 마누엘라는 스릴러 '팬'과 디킨스의 소설이 원작인 '위대한 유산'에서 드 니로의 대역을 맡았었다. 두가지 경범혐의로 체포된 마누엘라에 대한 인정신문은 29일에 있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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