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내 식구보다 품질 챙긴다"

휴대폰 부품 외부조달 늘려
계열사·자체 사업부 제쳐놓고 공급선 다변화

‘내 식구 챙기기 보다 품질이 우선’ 국내 휴대폰 업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팔이 밖으로 굽는’ 부품조달 방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업계 라이벌인 두 회사가 주요 휴대폰 부품을 생산하는 계열사나 자체 사업부를 제쳐놓고 외부 업체로부터 부품을 가져다 쓰고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하반기 약 3,000억원 규모의 휴대폰 인쇄회로기판(PCB) 물량을 발주키로 하고 납품할 협력업체를 물색 중이다. 지금까지는 LG전자 DMC사업부가 PCB 공급을 독점하다시피 해 왔지만 이번 공급권 경쟁에는 이수페타시스, 심텍 등 외부 업체들이 뛰어들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외부 업체들이 이번 공급물량의 20~30% 정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PCB 생산을 담당하는 DMC사업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정보통신, 백색가전과 함께 LG전자의 3대 사업본부 중 하나인 DDM(디지털디스플레이미디어) 사업본부 소속인 이 부서는 한솥밥 식구지만 PCB를 납품해야 하는 정보통신 사업본부와는 비정한 ‘갑’과 ‘을’의 관계다. DMC사업부는 최근 고기능 휴대폰 생산을 위한 라인 증설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수성 전략 수립에 나섰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PCB의 주공급원은 DMC사업부지만 수급안정을 위한 부품 다변화 차원에서 2~3개의 업체를 확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SDI, 삼성전기 등 쟁쟁한 계열사 뿐 아니라 자체 반도체총괄까지 가세해 ‘수직계열화’된 휴대폰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계열사라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휴대폰을 생산하는 정보통신총괄이 질 높은 부품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공급선 다변화와 품질 제일주의를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는 유기EL, TFT-LCD 등 일부 부품만 전량 계열사로부터 공급 받을 뿐 다른 부품들은 국내 중소업체나 해외에서도 조달해오고 있다.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들의 경쟁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라며“하지만 우리가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할수록 계열사들의 경쟁력은 더욱 향상, 품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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