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화제] 연극 '잘자요 엄마'

'모녀간의 애증' 여성관객 유혹

딸의 ‘자살’이라는 다소 선정적인 주제를 뛰어난 연기력과 섬세한 연출력으로 무대에 올린 ‘잘자요 엄마’는 동숭아트센터의 연중 연극 프로젝트인 ‘연극열전’의 일곱번째 작품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오늘 밤 자살하겠다고 통보하는 딸 제시와 몸종처럼 부려먹던 딸의 예기치 못했던 말에 당황하는 엄마가 남은 저녁 시간동안 나누는 진실된 대화가 이야기의 줄거리. 아들도 남편도 떠나고 가장 가까운 엄마에게 조차 외면당하며 더 이상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생. 제시는 50년이 지나도 똑 같을 거라고 생각하며 지긋지긋한 인생을 벗어나기위해 자살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택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생각, 서로 다른 의사소통 방법 때문에 받는 상처 그리고 인간의 소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연극의 중반까지는 두 사람이 거실과 부엌을 오가며 자신이 죽은 후 엄마가 해야 할 일을 조목조목 알려주는 딸과 그때마다 딸을 설득하고 회유하는 엄마의 대화가 다소 지루한 듯 느껴진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앓아왔던 간질병을 이웃들에게 철저하게 숨기려고 했으며, 그를 부끄러워했다는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제시는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두 사람간의 진실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극의 전개가 빨라진다. 연극열전측은 ‘잘자요 엄마’가 애증관계가 묻어 나는 모녀간의 이야기인 만큼 여성 관객들을 끌어들이기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여성 3명이 예매를 할 경우 요금의 20%를 할인해 주는 ‘줌마 마케팅’과 매주 수요일 3시 낮공연을 따로 기획해 연일 만원사례다. 특히 낮공연을 찾는 관객 90%이상이 여성들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진짜 모녀간인 윤소정, 오지혜가 배우로 등장해 작품의 사실성을 더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02)762-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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