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석유社 러 투자 봇물

유전등 공동개발위해 현지기업 지분인수 적극
對中투자는 비용과다로 합작계획 철회 잇따라

세계 석유회사들이 자원대국 러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코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해외 대형 석유업체들은 세계 석유매장량의 6%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유전개발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중국에서는 자원개발을 위해 진출했던 외국기업들이 현지기업과의 합작계획을 잇달아 취소하는 등 러시아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對)러시아 투자 봇물= 미국 3위 석유업체인 코노코필립스는 9월29일 러시아 2위의 석유회사인 루코일의 정부 지분 7.6%를 19억8,00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코노코필립스는 앞으로 루코일 지분을 20%까지 늘릴 방침이다. 코노코필립스는 루코일 지분을 인수해 러시아 북부지역의 유전 및 가스전을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으며, 2008년에는 하루 20만배럴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노코필립스 뿐만 아니라 로열더치셸 등 세계 메이저 석유업체들도 러시아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다. 로열더치셸의 임원진은 최근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투자 가능성을 논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조만간 엑손모빌과 셰브론텍사코 등도 러시아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밖에 프랑스 토탈사가 최근 러시아 가스그룹 노바텍의 지분 25%에 한 주를 더해 10억달러에 매입했으며, 지난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러시아 에너지업체인 TNK의 지분 50%를 40억달러에 인수했었다. ◇대(對)중국 투자는 철회= 로열더치셸과 우노칼은 같은 날 중국과 공동으로 추진했던 동중국해 가스개발프로젝트를 철회했다. 이는 지난 8월 셸, 엑손모빌, 가즈프롬과 중국 최대의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가 180억달러규모의 송유관 건설협상을 중단하기로 한 뒤 두 달이 안돼 이뤄진 외국기업들의 투자철회사례다. 로열더치셸과 우노칼은 사업철회배경에 대해 단지 ‘상업적인 이유일 뿐’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기업들이 중국 현지기업과의 합작과정에서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급증하는 에너지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에너지개발에 나설 수 있는 외국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외국업체들이 겪는 행정ㆍ법률상 애로는 이루 헤아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당초 예상을 밑도는 매장량, 낙후한 기반시설, 계획보다 엄청나게 들어가는 개발비 등도 외국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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