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은 28일 분식회계를 통해 불법대출받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김성필 전 성원토건 회장과 김태형 전 한신공영 회장, 이준호 전 충남방적 대표 등 9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별도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의 대규모 비자금 조성 및 횡령 등 혐의를 적발, 추가기소하고 전윤수 성원건설 회장과 원하연 센추리 대표, 이관우 전 한일은행장 등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634억원대에 이르는 성원토건의 숨겨진 재산을 찾아내는 등 931억원 상당 은닉 재산을 발견, 예금보험공사에 재산 전액 환수를 통보했다.
이로써 2001년 12월 합동단속반 출범 이후 공적자금비리 수사를 통해 회수됐거나 회수 절차가 진행중인 공적자금은 1천701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번 수사대상이 된 6개 부실기업군의 사기대출 금액은 1조3천900억원에 이르며이들 기업의 부도로 금융기관이 떠안게 된 부실채권은 5조8천495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한 H, S, G사 등에 대해 연말까지 계속 수사, 부실기업주 등을 엄벌한 뒤 3년간에 걸친 합동단속반 활동을 종결지을 방침이다.
6차 중간수사결과에 따르면 김성필씨는 97년 3월 한길종금을 인수한 뒤 상황능력이 없는 성원기업 등 계열사 명의로 4천200억원을 부당대출받고 98년 부도가 임박하자 사찰 주지 김모(구속)씨를 통해 개설한 사찰명의 계좌 등으로 회삿돈 47억5천만원을 빼돌리는 등 200억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다.
김씨는 2000년 12월 서울지검에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달아나 도피생활을한 뒤 서울 성북동 700평대 호화저택에 숨어지내다 이달초 단속반에 검거됐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수사에서 250억원 상당의 포항터미널과 80억원 상당의 부산소재 주차장, 사찰로 명의이전된 호화저택 등 은닉재산 634억원을 찾아냈다.
최원석씨는 95∼96년 회사 자산을 1조2천200억원대로 과다계상하는 방법으로 분식회계해 6천억원을 사기대출받고 비자금 184억원을 조성.횡령한 혐의다.
최씨는 98년 4월 전처에게 위자료 24억원을 지급하고 동아건설에 본인 소유의 17억원 상당 부동산을 위자료 금액과 같은 24억원에 회사측이 사들이도록 했으며, 비자금을 회장실 캐비닛에 보관하면서 로비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윤수씨는 95∼98년 성원건설 등의 도급공사 수익을 과다계상하거나 외화수익의 기준 환율을 높게 적용하는 방법 등으로 1천315억원을 분식해 4천467억원을 사기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98년 자신이 소유한 성원산업개발 주식을 계열사에 고가 매입토록 해 8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으며 99년 4월 성원건설이 부도나자 계열사 땅을 판 대금 14억3천만원을 횡령, 자녀 유학비와 호화주택 신축비 등으로 사용했다.
김태형씨는 한신공영의 회계분식을 통해 1천865억원을 사기대출받고 90억원의비자금을 조성.횡령한 혐의를, 이준호 전 충남방적은 1천300억원대 회사채 보증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냉난방기 제조회사인 센추리 원하연 대표는 회계분식을 통해 450억원을사기대출받은 혐의를, 이관우 전 한일은행장은 97∼98년 삼익건설 이창수 회장으로부터 대출과 관련된 사례 명목으로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