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의 국경지대에는 총 100만명 규모의 군대가 집결, 지난주 말부터 국경을 사이에 두고 포격전이 시작돼 적잖은 희생자를 내고 있다.특히 우려되는 것은 양국이 핵 보유국이기 때문에 자칫 두 나라의 분쟁이 핵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인도ㆍ아시아 대륙은 큰 위험에 빠져 있는 것이다.
최근 양국간의 갈등은 지난 14일 인도의 잠무ㆍ카슈미르주에서 벌어진 학살사건에서 촉발됐다. 파키스탄의 이슬람 과격파가 이 지역에 침입ㆍ습격한 과정에서 인도군 병사의 아내와 아이 등 34명이 사망했다. 인도 정부는 인도주재 파키스탄 대사를 추방하기로 하고 전투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주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도로 구성된 잠무ㆍ카슈미르주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이미 수차례 충돌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파키스탄의 이슬람 과격파가 인도 국회를 습격, 파키스탄측을 포함해 총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건이 벌어진 후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국제사회가 특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양국이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핵무기는 전쟁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는 것으로 인식돼 있지만 양국간에 이 같은 억제력이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지 불투명하다는 점이 불안감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분쟁이 있었던 99년, 파키스탄이 인도에 대한 핵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이 정보를 발표한 미국의 전 정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미국과 옛 소련이 핵 전쟁 위기에 직면했던 62년 쿠바사태 이후 최대의 위기상황이 벌어졌었다고 한다.
인도와 파키스탄간 분쟁에 있어 앞으로 예상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인도군이 파키스탄측 테러리스트를 소탕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침공, 이에 대한 파키스탄측의 대항과 이슬람 과격파의 테러가 거듭되다가 결국에는 전면적인 전쟁으로 돌입하는 것이다.
미 정부는 이달 들어 국무부 고위관료를 양국에 파견해 중개에 나섰지만 이 역시 실패로 끝났다. 조만간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이 양국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카슈미르 문제를 미국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가 나서서 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5월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