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대왕비 옆 조선인' 100년전 사진 공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100여년 전 한 조선인이 광개토대왕비 옆에서 찍은 사진이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 연구가 정성길씨(60ㆍ화성평화공원 박물관장)가 22일 공개한 사진속의 주인공은 상투를 틀고 망건을 쓴 한복 차림의 조선인으로, 팔짱을 낀 채 눈 내린 산야를 배경으로 광개토대왕비 옆에 서 있는 모습이다. 이 조선인은 추운 겨울임에도 가벼운 한복차림이어서 당시 비석 주변에 거주하던 화전민이 일본인 사진작가의 요청에 따라 촬영에 응했을 것으로 정 관장은 추정했다. 일본어로 된 사진설명에는 ‘고구려호태왕릉비(高句麗好太王陵碑)’라는 제목 아래 ‘삼국시대 고구려’라고 돼 있어 1세기 전 당시 일본인들도 고구려를 백제, 신라와 함께 삼국의 하나로 보고 있었음을 나타냈다.
정 관장은 “100여년 전 조선인이 설경 속의 광개토대왕비를 배경으로 찍은 이 사진은 중국의 역사 왜곡을 비웃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원=김진호 기자 tigerk@sed.co.kr
입력시간 : 2004-08-22 18:12